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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노트,독서HAZA365>/독서노트-2024년

페인트 -이희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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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페인트

- 이희영 장편소설

 



 

 

장편소설이다. 책을 읽고 나니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를 한 편 본 기분이다. 내용은 이러하다. 부모가 낳은 아이를 키우기 원치 않을 때 정부에서 그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NC 센터가 세워졌고 우리는 국가의 아이들이라고 불렸다.

아이를 잘 낳지 않고 낳아도 키우지 않으려는 사회였다. 정부는 사람들이 NC의 아이들을 입양하도록 독려했다 점차 사람들은 하나둘 NC 센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듣고 가장 예쁜 짓을 할 때인 5살 정도의 어리고 귀여운 아이들을 주로 원했다 갓난 아기는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정부에서 받는 혜택만을 노리고 무분별하게 부모 면접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이를 방임하고 학대하는 부모가 생겼고 더 끔찍한 일도 일어났다.

보다 못한 정부는 NC 아이들을 입양. 가능 연령을 상향했다. 싫은 것과 잘못된 것을 말할 수 있는 13살 이상의 아이들만이 부모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NC 아이들은 부모 면접을 영어 발음이 비슷한 페인트라는 언어로 불렀다. NC 아들에게 페인트 하러 간다는 말을 부모 면접을 하러 간다는 의미였다.

 

 

아이들의 이름은 영어 열두 달에서 따왔고 그 뒤에 숫자를 붙이는 방식이다. 숫자는 아이의 고유 번호이다.

 

NC 센터에는 '가디'가 있다. 가디언을 줄여서 가디라고 한다. 가디는 '성'으로 구별을 한다. 예를 들면 최, 박 이런 식이다. 센터장이지만 윗선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공무원이다.

 

NC 센터는 미취학 아동은 퍼스트, 12살까지 교육하는 세컨드, 19살까지 부모 면접을 진행할 수 있는 라스트를 거친다.

 

여기는 바깥세상 아이들과 달리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들이야. 부모가 될 사람의 면접을 볼 수 있어.

 

주인공은 제누 301이다. 영어의 월별 이름으로 이름을 붙이는데 뒤에 따르는 번호가 고유번호라 할 수 있다. 부모면접 전에 홀로그램을 확인하고 부모 면접을 한다. 부모 면접에는 규칙이 있고 단계도 있다.

 

 

어른으로서 이런 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으로 나뉘어 있고 엄연한 차별이 존재한다. 힘 있는 자들은 끊임없이 연약한 존재들을 짓밟지 특권의식을 누리려는 거다. 힘 있는 자들만이 아니다.  힘이 약한 사람들도 그런 특권의식을 지니고 있어 자신도 약하면서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들을 짓밟는 거다. 가난한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 누구나 기피하는 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 등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

친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은 고가의 보살핌 속에서 자란 너희들에게 묘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너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아이다 누구라도?

너를 보면 호감이 생길 거다. 그러나 니가 NC 출신임을 밝히는 즉시 사람들은 너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거다. 그건 제누 너도 잘 알잖아. 이곳에서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어떤 불이익을 당하고 차별 속에 살아야 하는지?

 

 

 

 

바깥에서 지내보니까 친부모 밑에서 자라는 애들도 우리랑 별반 다르지 않더라. 부모와 남보다 못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고 의견 충돌도 잦고 부모에게 바라는 거라고는 제발 아침마다 잔소리 좀 하지 마라 하루에 1시간 정도는 VR 룸에서 보낼 수 있게 해줘라. 친구 하고 비교 좀 하지 마라. 몰래 멀티워치 좀 살펴보지 마라.

뭐 이 정도거든 한마디로 부모에게 특별히 기대할 게 없단 거지? 그런 부모들이 프리 포스터로 왔다고 생각해 봐. 누가 페인트를 하겠냐? 바로 안녕이지.

 

 

 

왜 부모에게만 자격을 따지고 자질을 따지세요. 자식 역시 부모와 자식을 꼼꼼하게 따지셔야죠. 부모라고 모든 걸 알고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고는 환상은 버리라고 하셨잖아요. 부모라고 무조건 희생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요.

 

어쩌면 이곳은 아주 거대한 미래인지도 모른다. 내가 선택한 색깔로 싫어하는 미래 엄마와 아빠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곳 설령 면접이 성사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페인트를 하는 순간마다 우리는 미래에 갔다 오는 거니까. 새해가 머지않았다. 나는 바깥세상으로 한 발 내디딜 준비를 할 것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껑충한 아이가 성큼 계단 위로 올라선다.

 

 


책에서 특이한 점은 부모가 아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부모를 선택한다는 역발상에서 시작된다. 페인트는 부모 면접을 보는 뜻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완벽한 부모를 고를 수 있을까? 부모 입장에서 아이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까? 부모를 선택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마음에 쏙 드는 부모를 만날 수 있을까? 과연 진짜 그럴까?

어쩌면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단지 기억을 못 할 뿐이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났다면 부모 면접에서 점수를 몇 점을 줬을까? 100점 만점에 15점? 우리는 그것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가족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진 채 말이다. 가족이라는 가면을 쓰고 우리는 부모로 자식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지금 자식이기도 하면서 부모인 나이이다. 어느 편에 서서도 생각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이다. 문득 태어나기 전 지금의 부모를 선택했고 지금의 자녀에게 부모로 선택받았다는 생각이 스친다. 점수가 몇 점인지는 알 수 없이 말이다. 대부분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취하며 가족이라는 그럴싸한 가면을 뒤집어쓴 채 살아간다.

 

페인트                                            -이희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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