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5년

<책속글- 한국의 독서문화사>

728x90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독서와 관련된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어느 추운 겨울날, 밤늦도록 글을 읽던 세종은 측근 내시를 불렀다.

"게 있느냐? 지금 집현전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라."

 

내시는 집현전에 다녀와서 고하였다.

"상감 마마. 야심한 시각인데도 숙진 선비가 책을 읽고 있사옵니다."

"허허, 일개 숙직 선비가 글을 읽고 있다면 내가 어찌 자리를 펴고 눕겠는가?

어서 이리 와서 초의 심지를 돋워 주위를 밝게 하도록 하라."

 

"그 선비는 숙직인지라 밤을 새울 수도 있아오나 전하께서는 어제 밤도 거의 새우셨사옵니다."

"아니로다. 짐이 하사한 초를 태우고 있을 그 선비를 생각한다면 그리할 수 없을 것이야."

 

세종은 글을 읽다가 내시를 집현전에 보내 숙직자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를 무려 네 번이나 거듭하였다.

그 때마다 내시는 그 선비가 글을 읽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임금과 신하가 밤새도록 책 읽기 내기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상감 마마, 소신 다녀왔습니다.

선배는 지금도 글을 읽고 있더이다."

"흐음, 젊은 사람이 쓸 만하구나. 오늘 밤 숙직이 누구이더냐."


"신숙주라고 하는 젊은 선비이더이다."

"내 친히 가서 격려하리라. 등불을 들라."

 

세종은 집현전으로 가서 숙직실을 들여다보았다.

숙직을 하고 있던 신숙주는 그제서야 책상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었다.

 

"이제서야 잠이 들었나 보구나. 허허"

 

세종은 자신이 입고 있던 수달피 겉옷을 벗어 잠든 선비의 등을 덮어 주었다.

 

"상감 마마. 바깥 날씨가 차가운데 수달피 겉옷을 벗으시면...."

"짐이야 이제 돌아가면 되지 않는가."

 

나중에 잠에서 깨어난 신숙주는 임금의 어의가 자신에게 덮여 있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감읍했다고 한다.

독서 행위로 이어진 임금과 신하간의 아름다운 애기는 한글창제로 이어진 것이다.

 

출처: 한국의 독서문화사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