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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5년

<책속글- 세종, 실록밖으로 행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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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 사망했을 때, 사관은 "잠시도 게으르지 않았던 임금"이었다고 평했다.

즉, 그는 즉위한 이후 "매일 사경四更(새벽1~3시)이 되면 옷을 입고, 날이 환하게 밝으면 조회를 받고,

다음에 정사를 보고, 다음에는 윤대(신하들이 임금에게 정치에 관한 의견을 차례로 아뢰던 일)를 행하고,

경연에 나아가기를 한 번도 조금도 게으르지 않았다." 는 것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어려서부터 '책을 놓지 않았다手不釋卷' 는 점을 들 수 있다.

세종은 실제로 책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가 형 양녕을 제치고 왕위 계승권자가 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도 '공부하기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세종에게 독서는 일종의 피난처, 즉 '물러가 쉴곳'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피비린내 나는 권력 쟁탈을 지켜보았다.

어제의 혁명 동지가 오늘에는 정적이 되어 서로 칼끝을 겨누는 모습도 보아왔다.

그가 태어난 영추문(경복궁 서문) 맞은편의 준수방은 권력의 자기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거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 권력의 자기장은 어린 세종의 형제들을 옥죄거나 유혹했다.

어린 세종이 건강을 해칠 정도로 독서에 집착한 것은

그의 형 양녕이 주색잡기에 탐닉한 것과 그 원인이 다르지 않다.

서로 도피처가 달랐을 뿐이다.

세종은 왕위에 오른 뒤에도 권력의 자기장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재위 중반기에 의정부 서사제를 시행하여 권한을 대신들에게 위임한 것이라든지,

신료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기어이 세자에게 국정을 맡기고 한글을 창제하는 데 몰두한 일 등이 그 대표적 예다.

 

출처: 세종, 실록밖으로 행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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