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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노트,독서HAZA365>/독서노트-2015년

<책속글-살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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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잊어야 한다.

 

소세키의 창작 메모인[단편]에 있는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천하에 무엇이 약이 되느냐 하면 자기를 잊는 것보다 마음 편한 것은 없고 무아지경보다 기쁜 것은 없다.

예술 작품이 소중한 것은 황홀하여 한순간이라도 자신을 잊고 자타의 구별을 잊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소세키는 자아, 자각심, 자기의식 등 '진짜 자기'를 찾는 일에 그 정도로 집착했습니다.

이를테면 진짜 찾기의 대장입니다.

그 대장인 소세키가 '진짜 자기를 찾아라'라고 하지 않고 반대로 '자신을 잊어라'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폐습에서 구제하기 위해서는 설령 천의 예수가 있고, 만의 공자가 있고, 억조의 석가가 있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로지 전 세계를 24시간 바다 밑에 가라앉혀 재래의 자각심을 없앤 후 햇빛에 드러내 말리는 것 외에

 좋은 방법은 없다.

자기라는 것을 없애기 위해서는 24시간 전 세계를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히라는 말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만약 진짜 자기라는 것에 진정으로 집착한다면, 오히려 그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를 찾아라'라고는 절대 말하지 않겠지요.

 

소세키만이 아닙니다.

행복론을 쓴 알랭이나 영국의 사상가 버트런드 러셀등도 자기에게만 흥미를 갖지는 말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반대로 '자기를 찾아라'라고 외치며 우리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이 빈틈없는 마물 같은 시스템은 '상품이 되는 것'을 찾아내 이용하는 데 매우 뛰어납니다.

특히 '불안'의 냄새가 나는 것을 이용하는 데 무척 뛰어납니다.

'진짜'찾기, 자기답고 싶다는 바람이 자신에게 충실하려는 근대적인 자아의 한 가지 '덕성'을 보여 주고 있다고는 해도,

그것이 때로는 내셔널리즘이나 신경증적인 병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는데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출처: 살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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