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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워킹작가의 일상생각2023년

[일상생각] 말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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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의 일상생각

 

말과 대화

 

전화 통화를 잘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꼭 필요한 말만 하고 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 오랜 직장 생활로 인해 전화 수다를 떨 시간이 없었던 것도 한몫을 했을 테다. 이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거니와 수다를 많이 떠는 성향도 아니다.

현재 직장 생활을 하지 않지만 여전히 전화 수다는 잘 떨지 않는 편이다. 가끔 전화 수다를 떨게 되더라도 들어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의 답답함이 있는 친구의 경우는 수다의 수준이 더욱 심하다. 그러다 보면 통화시간이 길어진다. 사실 전화를 끊고 나면 허무할 때도 있다.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대화 잘하는 법을 떠올려 본다.

경청 즉 잘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에 집중해서 추임새를 넣고 들어주는 것이다. 그럴 경우 전화를 끝내거나 상대방과 헤어지고 나면 상대방은 느낄 것이다.'역시 난 말을 잘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그로 인해 답답할 때 다시 잘 들어주는 사람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어제는 아는 동생과 전화 통화를 했다. 오랜만이기도 해서 그간의 밀린 이야기로 폭풍 수다가 이어진다. 동생은 할 말이 많아서인지 숨조차 가쁘게 쉬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어찌나 바쁘게 말을 쏟아내는지 추임새를 넣을 틈도 주지 않았다.

대부분 가족이나 주변의 이야기다. ​상대방의 정황을 궁금해하기 보다 자신이 처한 상활을 늘어놓기에 급급하다. ​ 이야기 도중 궁금한 점이 있어 물어보고 싶어도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막무가내로 말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귀가 너무 뜨거워 휴대폰을 귀에서 잠시 떨어뜨렸는데 그 와중에도 쉴 새 없이 수다는 이어지고 있다. 순간 너무 웃음이 났다.

겨우 틈을 타서 웃으며 말했다.

"내 말도 좀 들어~"

 

워낙 허물이 없는 동생이라 한 말이다. 그제야 뭔가 자각을 했는지

 

"아~ 그래?

내가 그랬나?"

 

하고 말한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말의 템포는 조금 느려지긴 했다. 이후 다음을 기약하며 전화 통화를 종료했다. 잠시 멍해진다.

 

 

가끔 대화할 상대가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러다 머뭇거릴 때도 생긴다. 오랜만의 전화라면 '화젯거리가 없어서 서먹하지는 않을까?' '공감대가 생길까?'라는 생각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전화 통화를 하면 반전이 일어난다. 나보다 더 대화가 그리웠다는 듯이 폭풍 수다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동생과 통화를 끝내고 느낀 점은 우리는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대화'를 하고 싶은 건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것이다.

말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는 것이고 대화는 나와 상대방의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리라. 대화는 일명 '티키타카'가 잘 되어야 한다. 운동경기에서 탁구나 축구를 할 때 짧게 주고받으며 하는 것이다.

 

티키타카가 잘 될 때 진짜 재미있는 대화가 된다. 티키타카가 잘 되는 대화, 가끔 너무 간절하고 그립다.

-by 워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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