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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워킹작가의 일상생각-2021년

수술 당시를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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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수속을 마치고

수술을 위한 준비(관장, 금식)를 마쳤다.

 

병실에 대기하고 있다가

이동식 바퀴 달린 침대를 이용해

수술실로 향한다.

 

수술실 입구에서 잠시 대기한다.

병원 관계자가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이것저것을 물어보기도 하며 말을 건넨다.

 

머리에 수술용 캡을 썼다.

수술실 입구에서 잠시 대기했다.

 

그도 잠시 바퀴 달린 침대가

이동하기 시작한다.

수술실로 가기 위해서다.

 

길고 긴 복도를 지난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듯한 모습이다.

 

천장의 전등이

하나 둘 지나간다.

 

길고 긴 복도를 한참 지나

수술실에 들어선다.

 

의료진들은 수술용 복장을 하고

막바지 수술 준비에 분주해 보인다.

바퀴 달린 침대를

수술용 침대 옆에 바짝 붙인다.

 

살짝 앉았다가

수술용 침대로 이동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수술용 침대로 이동 후

몸을 누인다.

 

의료진은

이름과 무슨 수술을

받으러 왔느냐고 묻는다.

 

물음에 답하고

머리도 한번 뒤로 젖혀보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다시 한번 이름을 묻는다.

(이름을 두세 번 묻는 이유가 뭘까? 수술 후 생각해 보니 마취 전과 후의 의식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마취 후에는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 머리맡으로 다가왔다.

마취과 의사라고 소개한다.

 

"마취하겠습니다"라고 했던 것 같다.

숨을 크게 쉬라고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 후로 기억이 없다.

 

의식이 돌아온 것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부터였다.

(수술 시간은 3시간이라고 했다)

누군가 다리에 핫팩 같은 것을 놓아준듯하다.

그 후로 몸은 떨리지 않았다.

그 후 주변은

아주 분주하면서도 신속하게

움직이는듯했다.

 

수술 후 의료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이동식 침대로 옮겨지고

이후 빠르게 병실로 이동했다.

옮겨지는 동안 의식은 또렷하지 않다.

병실로 옮겨졌다.

그때부터 아픔의 고통이

온몸을 감싼다.

아프다. 너무 아프다.

 

무통주사가

들어가고 있음에도 아픔이 느껴진다.

 

입술은 바짝 마르고

목구멍이 들러붙을 것 같다.

거즈로 입술을 계속 적셨다.

 

그날 밤 진통제 주사를 맞지 않고는

참기가 힘들었다. 잠들 수도 없었다.

진통제 주사를 맞고서야 잠시 눈을 붙인다.

 

그 후 밤낮으로

일주일 동안(입원 기간 동안)

매일 체온 체크, 혈압체크를 하고

다양한 몸의 변화를

간호사에게 알려주고

병실의 긴 복도를 오가며

회복에 최선을 다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퇴원 후 회복하는 동안

느낀 것은 이런 것이다.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매일 반복되던 일상,

그렇게 지긋지긋하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병의 회복은

일상을 사는 것이다.

 

매일 지겹다고 생각하는 일상은

실은 기적의 하루다. 

몸이 아프다는 것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는다.

아프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절실히 원하게 된다.

 

시시하고 별 볼일 없어 보이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말이다.

힘 있게 말하는 것.

씩씩하게 걷는 것,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이런 것을 해내는 일상은

결코 시시한 것이 아니다.

 

 

 

길을 걸으며

수술했을 때를

떠올리게 되었다.

글로 남기고 싶었다.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아픈 기억이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체험이기에 때문이다.

 

 

씩씩하게 길을 걷는다.

빗방울이 하나 둘 얼굴에 떨어진다.

​-by 독(讀)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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