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소개,독서HAZA365>/책소개,책속글귀-2020년

소파 전쟁 -박혜란 지음

728x90

책속글귀

 

소파 전쟁  -박혜란 지음

 


 

일상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 누군가가 겪었을 이야기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간다. 부부의 세계, 남들은 어떻게 사나 싶지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수록 특별하지 않고 비슷한 모양이다. 재미있다. 짧은 글로 12편 이루어져 있다.

 

소파 전쟁은 소파에서 나누는 부부의 대화이다. 어느 집에서나 일어날 만한 대화, 재미가 솔솔 배어난다.

책을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나와 주변의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책의 내용이 나의 이야기 혹은 친구의 이야기 혹은 우리 부모님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습

 

문철수는 득의만면했다. 흔들리는 가족문화를 바로잡는 데 일조를 했다는 뿌듯함에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우리 부부를 보면서 다들 부러워했을 거야. 아내의 다소곳한 자태에 내 인기가 더 올라가겠지?

 

그런데 참으로 느닷없었다. 시간이 조금 남았던지 여자 진행자가 문철수의 아내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사모님은 참 행복하시겠네요. 부럽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역시 바깥 선생님과 결혼하시겠죠?"

 

진부한 질문이었지만, 문제는, 돌발적이라는 데 있었다. 큐시트에도 없던 질문이었다.

 

문철수의 아내는 순간 앞이 노래졌다. 마른침을 삼키기도 전에 아내의 입에서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미쳤어요? 내가 저 남자와 또 결혼하게?"

출연자들, MC들, 방청객들 할 것이 없이 폭소를 터뜨렸다. 문철수만 굳은 얼굴이었다. 문철수의 귀에선 와르르하고 공든 탑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내는 멍한 표정으로 문철수에게 SOS를 보내고 있었다.

 

 

 

 

해준 게 왜 없어

 

여행길에서 유영희는 앞으로의 인생설계를 새로 짰다. 우선 지금 사는 아파트를 자식용으로 남길 생각부터 깨끗이 접었다.

 

생활비가 다 떨어지면 아파트를 팔아 전세로 들거나 아니면 요즘 새로 나왔다는 역모 지기론인가 뭔가를 받기로 남편과 합의를 보았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다 쓰고 죽을 생각이다. 다 쓰고도 목숨이 붙어 있으면 그때는 나라가 책임져주겠지 뭐.

 

정신적으로도 자식들에게 더 이상 부채의식을 안 갖기로 결심했다. 자꾸만 해준 게 없어 미안하다고 하니까 그나마 애써서 해준 것조차 무시하는 것 같다. 키워서 장기보냈으니 그걸로 할 만큼 다 한 거다.

 

그 대신 주어진 여건하에서 이제부턴 최대한 남편과 재미있게 그리고 사이좋게 지내자고 약속했다.

 

자식 때문에 남편을 홀대했던 지난날에 대해서도 새삼스레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사느라고 허덕이는 동안에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고 인생이 이렇게 길어질 줄 누가 알았나.

소파 전쟁 -박혜란 지음

 

 

#책속글귀 #독서 #책 #책읽기 #책소개 #책추천 #소파전쟁 #박혜란 #좋은글 #좋은글귀 #부부 #독한여자 #장인옥작가 #일일일책 #주부독서연구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