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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생각>/소소한일상-2021년

(물생활) 열대어-구피, 테트라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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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관상어인 구피, 테트라를 기르기 시작했다. 물 생활(물질)이라고들 한다. 처음엔 별 관심이 없었다. 남편이 갑자기 들여놓은 수족관이기 때문에 수동적이었다.

수족관에서 열대어가 왔다 갔다 하기에 가끔 한 번씩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다 남편이 바빠지면서 관리는 점점 나의 몫이 되었다.


구피 사료를 주고 노는 것을 바라보기도 하고 구피가 새끼를 낳는 것도 목격한다. 자주 바라볼수록 구피에게 빠져들었다. 눈앞에 자주 보일수록 사랑할 확률이 높아진다더니 그렇다 싶다.

관심을 가지고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사이 애정이 듬뿍 실리기 시작했다. 구피의 상태를 살피고 잘 노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수시로 살핀다.


5개월 동안 구피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수질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예쁘다고 먹이를 자주 주면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료는 하루 2번, 조금씩 나눠서 주는 것이 매시간 주는 것보다 구피가 오래 사는 것이다. 수족관 청소는 2주일에 한 번씩 20% 정도 부분 환수해야 한다.

물 생활을 하는 동안 구피와 테트라를 용궁으로 보내기도 하고 치어들이 준성어나 성어로 자라는 것도 본다.


저번 주 처음 데려온 구피가 새끼를 3~4차례 낳고 아프기 시작했다. (구피의 수명은 2년 정도 된다고 한다) 배에 빨간 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아파서 헤엄치는 시간이 줄어들더니 줄곧 앉아 있기 시작했다.

물고기가 헤엄을 칠 수 없는 건 사람이 걸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진다는 것이다.

사료를 줄 때만 잠시 헤엄치더니 급기야 사료를 주어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검색하며 찾아보고 수족관에 전화해서 물어봐도 뾰족한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는 힘들다.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다. 매일 구피의 상태를 체크하고 살핀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어미 구피는 그러다 결국 용궁으로 갔다. 이렇게 작은 미물에도 관심과 애정을 쏟으니 마음이 아프구나.


사람 마음이 참으로 신기하다. '관심과 사랑의 힘이 이렇게 사람을 달라지게 하는구나' 생각을 한다. 처음 구피가 집으로 왔을 때는 하나도 관심이 없었는데 말이다.

이 시점에 구피에게 너무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과잉 표현이 역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무심해지려고 노력한다. 한번 빠지면 깊이 빠지는 나의 성향을 자각하는 순간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이나 물고기도 애정을 주기 나름이다. 생명의 소중함과 함께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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