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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4부, 아전은 어떻게 거느릴 것인가 )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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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4​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영암군수 이종영에게 당부한다

爲靈巖郡守李鍾英證言


 

아전은 어떻게 거느릴 것인가

 

아전들은 그 직업을 세습하고 또 종신토록 한가지 직업에다 한가지 뜻을 정일(精一)히하기 때문에, 그 일에 길이 들고 익숙해서 가만 앉아서 관장(官長)거치기를 마치 여관 주인이 길손 대하듯 한다.

수령이 된 자는 어려서 글짓기와 활쏘기를 익히고 한담(閑談)과 잡희(雜戱)를 일삼다가 하루아침에 부절(符節)을 차고 일산(日傘)을 펴고서 부임하니, 이는 우연히 들른 나그네와 같다.

저들이 허리를 굽히고 숨가쁘게 뛰어다니면서 공손히 대하니, 그들의 속을 모르는 자는 고개를 쳐들고 잘난 체하여 그들을 벌레 보듯 내려다보지만, 어깨를 맞대고 땅에 엎드린 그들이 낮은 소리로 소곤거리는 것이 모두 관가를 기롱하며 비웃는 말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곡식 장부와 전정(田政)에 있어서도 그 이치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들을 불러다놓고 자세하게 묻고 상세하게 배워 그 농간을 살펴야 할 것이다.

매양 보면 가장 어리석은 이는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태연히 평소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오로지 서명만 근엄하게 하지만,

노회한 간안(奸人)은 헤아리는 데 익숙하여 귀신같이 허실과 명암을 알아차린다는 것을 모르니, 장차 무슨 도움이 되리요.

또 더러는 도리어 농락을 당하고도 스스로 권변(權變)*이라 여기고, 갓양태 아래서 비웃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따라서 아전들도 지성으로 거느려야 한다.

 

*권변: 평결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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