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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강화

언어의 품위를 결정하는 것은? 워킹작가의 일상생각 언어의 품위를 결정하는 것은? ​ 말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고 공감한다. 우리는 흔히 "아 다르고 어 다르지~"라며 상대방의 말투에 마음이 상하기도 한다. "어감이 영~ 별로야"라며 단어 선택에 서운해하기도 한다. 말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어감이다. 어감은 무엇일까? 어감이란 언어의 생활감이다. 다시 말해 언어의 생명력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감정을 기쁘게 할 수도 있고 자극할 수도 있다. 언어는 뜻과 소리로 이루어진다. 발음(소리)은 말의 형식이요 의미(뜻)는 말의 내용이다. 어감은 형식과 내용에 관계를 가진다.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재미있고 생기 발랄하다.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지루함을 감출 수가 없다. 언어의 품위를 높이기 위해 어감에 대.. 더보기
책속으로~ '제재' 더보기
문장강화 中 - 이태준 저 제재 붓을 들기는 쉽다. 그러나 '무엇을 쓰나?'에서 막연해진다. 어느 영문학자는 '무엇을 쓸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쓸 것이 생각나지 않으면 꿈꾼 것을 적으라"하었다. 지난밤에 꾼 것이든지 며칠 전에 꾼 것이든지 아무튼 자기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해가며 적어보라 하였다. 물론 꿈은 아무리 똑똑한 것이라도 현실에 비기면 흐리다. 기억만 흐릴 뿐 아니라 사건도 대체로 허황하다. 그것을 선후를 가려서 남이 알아보도록 적는 것은 현실에서 체험한 일을 적는 것보다 헐씬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쓰나'하고 막연해하는 이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되는 말이다. '꿈을 적어라' 하는 말 그대로 고지식하게 꿈을 적어 보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흐리멍덩한 꿈속에서 쓸 것을 찾느라고 애를 쓰다가 결국엔 '기억.. 더보기
문장강화 中 -이태준 저 당(唐)시대의 시인 가도(賈島)의 서경시(敍景詩)다. 이 시의 바깥짝 '승고월하문(僧敲月下門)'이 처음에는 '승고((僧敲)가 아니라 '승퇴월하문((僧堆月下門)'이었다. '승퇴월하문'이 아무리 읊어봐도 마음에 들지 않아 '퇴(堆)로 할까?' 정하지 못한 채, 하루는 노새를 타고 거리로 나갔다. 노새 위에서도 '퇴로 할까? 고로 할까?' 에만 열중하다가 그만 경윤(京尹)행차가 오는 것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부딪쳐버렸다. 가도는 경윤 앞에 끌려 나가게 되었고, 또 '퇴고 할까? 고로할까?' 생각하느라 미쳐 비켜서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밖에 없었다. 경윤은 이내 크게 껄껄 웃고 다시 잠깐 생각한 뒤에 "그건 퇴보다 고가 나으리다." 하였다. 경윤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마침 당대 문호 한퇴지(韓退之)였다. 서로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