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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가 젊은 시절 <주자전서>를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다.
유례없는 무더위로 팔도강산이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때 퇴계는 방문을 꼭꼭 닫아 걸고서 독서했다.
그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된 친구가 한달음에 찾아갔다.
이미 전에 한번 독서하다가 중병에 걸린 전력이 있던 퇴계가 아닌가.
퇴계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어쩔줄 몰라하는 친구에게 퇴계는 이렇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가슴 가득 시원한 기운이 감돌면서 깨달음이 느껴져서 더위를 느낄 수조차 없다네. 어디 그뿐인가.
이 책을 읽으면 학문하는 방법을 알 수 있는데, 그 깨달음을 얻으니 독서가 갈수록 즐겁고 흥이 나네.
이 책의 의미를 충분히 깨치고 나서 서서(四書)를 다시 읽었는데
성현의 한 말씀 한 말씀이 전혀 새롭게 깨달아지는 것 아니겠나.
덕분에 나는 학문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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