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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에 처박혀 하는 일이라곤 책 읽고 초서(鈔書)하는 것뿐입니다.
이를 본 사람은 모두 말리면서 비웃습니다.
하지만 그 비웃음을 그치게 하는 것은 나를 아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선생님께서는 귀양살이 20년 동안에 날마다 저술만 일삼아 복사뼈가 세 번이나 구멍났습니다.
제게 삼근(三勤)의 가르침을 내려주시면서 늘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나도 부지런히 노력해서 이것을 얻었다." 몸으로 가르쳐주시고 직접 말씀을 내려주신 것이 마치
어제 일처럼 귓가에 쟁쟁합니다.
관뚜껑을 덮기 전에야 어찌 그 지성스럽고 뼈에 사무치는 가르침을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황상 [회주 삼로에게 드림], [치원유고]
이것이 전설적인 '과골삼천(踝骨三穿)'의 고사다.
다산은 늘 돌부터처럼 앉아 저술에만 힘쓰다 보니,
방바닥에 닿은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뚫렸다.
나중에는 통증 때문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아예 벽에
시렁을 매달아 놓고 서서 작업을 계속 했다는 전문도 있다.
황상이 나이 70이 넘어서도 독서와 초서를 멈추지 않자,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에 쓰려고 지금도 그렇게 책을 읽고 베껴쓰느냐고 웃었다.
황상은 스승의 과골삼천으로 대답했다.
삼근계의 가르침이 귀에 쟁쟁한데 죽기 전에야 어찌 그만둘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황상은 더도 덜도 말고 꼭 이런 사람이었다.
스승의 진심어린 한마디 가르침이 이렇듯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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