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궁극적으로 자기를 넘어서는 것일진대.
거기에는 우와 열이 있을 수 없다.
그저 자기가 선 자리에서 한 걸음씩 나갈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따름이다.
"남이 한 번 해서 그것에 능하다면 자기는 백 번 할 것이며,
남이 열 번 해서 그것에 능하다면 자기는 천 번 할 것이다."(중용)
밥을 먹고 물을 마시듯 꾸준히 밀고 가는 항심(恒心)과
늘 처음으로 돌아가 배움의 태세를 갖추는 (下心),
공부에 필요한건 오직 이 두가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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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에 아주 재밌는 일화가 하나 나온다.
열하의 태학에 늙은 훈장이 있었다.
그는 민가의 어린아이 호삼다에게 글을 가르였다.
나이는 겨우 열세살. 또 만주인인 일흔세 살의 노인 하나가 있었다.
둘의 나이차는 무려 60년. 한 갑자의 차이가 나는 띠동갑(?)인 것.
둘은 강의를 듣기 위해 날마다 이른 새벽이면 나란히 책을 끼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걸음을 맞추어 훈장을 찾아온다.
때로 훈장이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겨를이 없으면
노인은 즉시 몸을 돌려 꼬마 호삼다에게 고개를 숙여 한 차레 가르침을 받는다.
훈장이 연암에게 말했다.
"저 노인은 손자가 다섯, 증손자가 둘이나 있는데
날마다 몸소 찾아와 강의를 듣고는 돌아가선 다시 손자들에게 가르쳐준답니다.
어찌나 근실한지 참, 놀랍습니다.
연암은 감탄한다.
"늙은이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어린이는 업신여김이 없구나!"
학교가 쳐놓은 덫, 곧 공부와 나이를 오버랩시키는 속임수에 걸려들지만 않는다면,
우리 시대에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논어>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때"란 여러 가지로 해석 가능하다.
'틈이 나면' '상태가 무르익으면', 혹은 '때때로', 뭐가 되었건
공자님의 속뜻은 '시도때도 없이 무시로' 계속 정진하라는 뜻이었을 터,
그러므로 공부엔 다 때가 있다!
숨을 쉬고 있는 때,
그때가 바로 공부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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