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깊이는 공부를 통해서만이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의 두뇌는 인간 특유의 폭넓은 사고의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는 힘, 즉 '지혜의 깊이'가 키워지지 않는다.
지혜에는 '넓이'가 있고, '깊이'가 있고, '힘'이 있다.
'지혜의 힘'이란 결단력을 말한다.
우리가 인생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퀴즈나 테스트처럼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문제는 상당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진정한 해결이 불가능할 뿐더러
문제 그 자체의 진의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긴 시간을 들여서 모든 것을 알아내기 전에는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겠다는 태도로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현대 의학의 수준으로는 몇 퍼센트 밖에 해명되어 있지 않은 어떤 난치병일지라도
의사는 눈앞에서 고통받는 환자에게 무엇인가 처방을 내려야만 하는 것처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어느 순간에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한 단계 뛰어넘어 앞으로 나아가는 비약을 해야 한다.
불연속적인 것을 연속적인 것으로 유도하는 두뇌의 관용성은
비약하는 것을 비약이 아닌 것같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사람은 비약할 수 있다.
이것은 컴퓨터나 로봇에는 없는,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결단할 수 있는 힘, 어느 순간에 '앗!' 하고 비약할 수 있는 힘,
이러한 지혜의 힘은 인생과는 직접 관계가 없어 보이는 공부하는 가운데서 키워지는 것이다.
지혜에는 내가 말한 것 이외에도 몇 가지 측면이 더 있을 것이다.
어쨋든 '왜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지혜를 닦기 위해서이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학문의 즐거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