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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5년

<책속글귀- 백범일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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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

 

1)민족국가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셋째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동포 여러분!

나 김구의 소원은 이것 하나밖에는 없다.

내 과거의 70평생을 이 소원을 위해 살아왔고, 현재에도 이 소원 때문에 살고 있고,

미래에도 나는 이 소원을 달하려고 살 것이다.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70평생에 설움과 부끄러움과 애탐을 받은 나에게는 세상에 가장 좋은 것이 완전하게

자주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보다가 죽는 일이다.

나는 일찍이 우리 독립 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 원했거니와,

그것은 우리나가 독립국만 되면 나는 그 나라에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이다.

왜 그러고 하면, 독립한 제 나라의 빈천이 남의 밑에 사는 부귀보다 기쁘고, 영광스럽고, 희망이 많기 때문이다.

옛날 일본에 갔던 박제상(朴堤上)이,

"내 차라리 계림(鷄林)의 개 되재가 될지언정 왜왕(倭王)의 신하로 부귀를 누리지 않겠다."한 것이

그의 진정이었던 것을 나는 안다.

제상은 왜왕이 높은 벼슬과 많은 재물을 준다는 것도 물리치고 달게 죽임을 받았으니,

그것은 "차라리 내 나랑 기신이 되리라" 함에서였다.

근래 우리 동포 중에는 우리나라를 어느 이웃나라의 연방에 편입하기를 소원하는 자가 있다 하니,

나는 그 말을 차마 믿으려 아니하거니와 만일 진실로 그러한 자가 있다 하면,

그는 제정신을 잃은 미친놈이라고밖에 볼 길이 없다.

 

 

 

 

(.....)

 

 

 

 

우리 민족으로서 하여야 할 최고의 임무는,

첫째로 남의 절제도 아니 받고 남에게 이뢰도 아니하는 완전한 자주독립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없이는 우리 민족의 생활을 보장할 수 없을 뿐더러,

우리 민족의 정신력을 자유로 발휘하여 빛나는 문화를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전 자주독립의 나라를 세운 뒤에는,

둘째로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와 복락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그것을 먼저 우리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의 인류의 문화가 불완전함을 안다.

나라마다 안으로는 정치상.경제상.상회상으로 불평등.불합리가 있고, 밖으로 국제적으로는 나라와 나라의,

민족과 민족의 시기.알력.침략, 그리고 그 침략에 대한 보복으로 작고 큰 전쟁이 그칠 사이가 없어서,

많은 생명과 재물을 희생하고도 좋은 일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인심의 불안과 도덕의 타락은 갈수록 더하니,

이래 가지고는 전쟁이 그칠 날이 없어 인류는 마침내 멸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 세계에는 새로운 생활원리의 발견과 실천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담당한 천직이라고 믿는다.

이러하므로 우리 민족의 독립이란 결코 삼천리 삼천만의 일이 아니라 진실로 세계 전체의 운명에 관한 일이요,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곧 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오늘날 형편이 초라한 것을 보고 자굴지심(自屈之心)을 발하여,

우리가 세우는 나라가 그처럼 위대한 일을 할 것을 의심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모욕하는 일이다.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아니함이 아니나 그것은 아직 서곡이었다.

 

우리가 주연배우로 세계 역사의 무대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일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었으니 그것은 공상이라고 하지 말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길래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 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청년남녀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 민족의 큰 사명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을 삼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쓸진대 30년이 못하여

우리 민족은 곽목상대(刮目相對)하게 될 것을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2)정치이념

 

나의 정치 이념은 한마디로 표시하면 자유다.

우리가 세우는 나라는 자유의 나라라야 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절대로 각 개인이 제멋대로 사는 것을 자유라 하면 이것은 나라가 생기기 이나,

저 레닌의 말 모양으로 나라가 소멸된 뒤에는 있는 일이다.

국가생활을 하는 인류에게는 이러한 무조건의 자유는 없다.

왜 그런고 하면, 국가란 일존의 규범의 속박이기 때문이다. 국가생활을 하는 우리를 속박하는 것은 법이다.

개인이 생활이 국법에 속박되는 것은 자유 있는 나라나 자유 없는 나라나 마찬가지다.

자유와 자유 아님이 갈리는 것은 개인의 자를 속박하는 법이 어디서 오느냐 하는 데 달렸다.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오고, 자유 없는 나라으 법은 국민 중의 어떤 일개인, 또는 일계급에서 온다.

일개인에게 오는 것을 전제 또는 독제라 하고, 일계급에서 오는 것을 계급독재라 하고 통칭 파쇼라고 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독재의 나라가 되기를 원치 아니한다.

독재의 나라에서는 정권에 참여하는 계급 하나를 제외하고는 다른 국민은 노예가 되고 마는 것이다.

독재 중에서 가장 무서운 독재는 어떤 주의, 즉 철학을 깇로 하는 계급 독자다.

군주나 기타 개인 독자자의 독재는 그 개인만 제거되면 그만이어니와,

다시의 개인으로 조직된 한 계급이 독재의 주체일 때에는 이것을 제거하기는 심히 어려운 것이니,

이러한 독재는 그보다도 큰 조직의 힘이거나 국제적 압력이 아니고는 깨뜨리기 어려운 것이다.

 

 

(.....)

 

3)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나는 우리나가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가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호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우리 국조(國祖) 단군이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또 우리 민족의 재주와 정신과 과거의 단련이 이 사명을 달하기에 넉넉하고, 국토의위치와 기타의 지리적 조건이 그러하며,

또 1차 2차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의 요구가 그러하며,

이러한 시대에 새로 나라를 고쳐 세우는 우리의 서 있는 시기가 그러하다고 믿는다.

우리민족이 주연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앞에 보이지 아니하는가.

 

이 일을 하기 위하여 우리가 하일은 사상의 자유를 확보하는 정치양식의 건립과 국민교육의 완비다.

가 위에서 자유의 나라를 강조하고, 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 이 때문이다.

최고문화 건설의 사명을 달할 민족은 일언이 폐지하면, 모두 성인(聖人)을 만드는데 있다.

대한(大韓)사람이라면 간 데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우리의 적이 우리를 누르고 있을 때에는 미워하고 분해하는 살벌.투쟁의 정신을 길렀었거니와,

적은 이미 물러갔으니 우리는 증오의 투쟁을 버리고 화합의 건설을 일삼을 때다.

집안이 불화하면 망하고, 나라 안이 갈려서 싸우면 망한다.

동포간의 증오와 투쟁은 망조다.

우리의 용모에서는 화기가 빛나야 한다.

우리 국토 안에는 언제나 춘풍(春風)이 태탕()하여야 한다.

이것은 우리 국민 각자가 한번 마음을 고쳐먹음으로써 되고, 그러한 정신의 교육으로 영속될 것이다.

최고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로 사명을 삼는 우리 민족의 각원(各員)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 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으로 낙을 삼는 사람이다.

우리 말에 이른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게으르지 아니하고 부지런하다.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한없이 주기 위함이다.

힘드는 일은 내가 앞서하니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즐거운 것을 남에게 권하니 사랑하는 자를 위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네가 좋아하던 인후지덕(仁厚之德)이란 것이다.

 

이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산에는 삼림이 무성하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며, 촌락과 도시는 깨끗하고 풍성하고 화평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동포, 즉 대한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얼굴에는 항상 화기가 있고, 몸에서는 덕의 향기가 발할 것이다.

이러한 나라는 불행하려 하여도 불행할 수 없고, 망하려 하여도 망할 수 없는 것이다.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개인의 행복이 이기심에서 오는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국토의 피가 마를 날이 없고,

내가 이기심으로 남을 해하면 천하가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법이다.

일본의 이번 당한 보복은 국제적.민족적으로도 그러함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실례다.

이상에 말한 것은 내가 바라는 새 날의 용모의 일단을 그린 것이어니와,

 

동포여러분! 이러한 나라가 될진대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네 자손을 이러한 나라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옛날 한토(韓土)의 기자(箕子)가 우리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공자(孔子)께서도 우리 민족이 사는 데 오고 싶다고 하셨으며,

우리 민족을 인(仁)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옛날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는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으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나도 일찍이 화해도에서 교육에 종사하였거니와 내가 교육에서 바라던 것이 이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70이 넘었으니, 직접 국민교육에 종사할 시일이 넉넉지 못하거니와,

나는 천하의 교육자와 남녀 학도들이 한번 크게 마음을 고쳐먹기를 빌지 아니할 수 없다.

 

1947년

샛문밖에서

출처: 백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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