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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절하는 곳이다 -정찬수 지음
법고 法苦는
'법을 전하는 북'이다. 법고는 침묵 중이지만 둥둥둥 하고 마음 심 心자를 그리고 있는 듯하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하고 진리에의 축복과 절정의 주문을 외고 있는 것 같다.
목어 木魚는
중국에서 전해진 물고기 모양을 한 법구인데 백장청규 百丈淸規에 의하면 물고기는 항상 눈을 뜨고 있으므로 그 모습을 나무로 조각하여 걸어두고 두드리면 수행자의 졸음을 쫒고 흐트러진 마음을 경책한다고 했다.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이나 목탁도 눈을 뜬 물고기 모양으로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내 산방에 풍경을 달아놓은 까닭도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다. 물고기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활발발 活潑潑이라고 하던가. 내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을 남김없이 온전하게 소진하기 위해서다. 세상의 슬프고 기쁜 얘기를 전해주고 가는 바람의 소식을 듣고자 함인 것이다.
팔죽시(八竹詩) / 부설거사(浮雪居士)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此竹彼竹化去竹(차죽피죽화거죽)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風打之竹浪打竹(풍타지죽낭타죽)
죽이니 밥이니 먹는 대로 살고
粥粥飯飯生此竹(죽죽반반생차죽)
옳으니 그르니 그런 대로 보고
是是非非看彼竹(시시비비간피죽)
손님을 맞이하면 살림살이대로
賓客接待家勢竹(빈객접대가세죽)
시장에서 사고파는 것을 세월대로
市井賣買歲月竹(시정매매세월죽)
세상만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萬事不如吾心竹(만사불여오심죽)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보내리.
然然然世過然竹(연연연세과연죽)
-부설거사의 팔죽시 八竹詩
대나무를 시행 끝에 여덟 번 붙였다고 해서 팔죽시다. 부설거사가 아무 의욕 없이 되는 대로 살겠다고 하니 허무주의에 빠진 수행자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부설거사는 생불 生佛이었다.
노자와 같이 무위 無爲의 경지를 체득한 시인이었다. 무위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순리를 좇아 인간이 세상과 한 몸이 되어 불화하지 않고 산다는 뜻이다.
내 욕망과 고집대로 집착하면 자연의 순리는 바로 깨져버린다. 지혜로운 이는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인과의 인연으로 돌릴 줄 안다. 자신이 지은 업을 모르면, 참회하고 기다리는 끈기라도 있어야 한다. 인과의 인연을 거스르고 역행하니까 불행해지고 마는 것이다.
-진봉산 망해사 中에서
책에서 차례를 들여다보면 다양한 사찰을 만날 수 있다. 사찰을 들리기전에 관심가는 가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람마다 특색과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유유자적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떠나고는 사찰여행, 그곳에서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면 삶의 의미는 더욱짙어질 것이다.
절은 절하는 곳이다 -정찬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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