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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7년

아플수도 없는 마흔이다 中 -이의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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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탐방객 수가 500만명에 이르는 북한산에 오르다 보면 간혹 죽은 나무들이 그대로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수명이 다해 죽은 나무도 있고, 벌레 때문에 쓰러진 나무도 있다.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르는 건강한 나무들 옆에 쓰러져 있는 나무들이 흉물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북한산 관리자들은 이런글을 붙여 두었다.

"나무는 죽지 않습니다. 그대로 숲의 일부가 됩니다."

나무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말라 죽어서 쓰러지면 산에 사는 벌레들의 좋은 먹을거리가 되거나 버섯들의 집이 되기도 하면서 생장하는 나무들에게 더없이 좋은 거름이 된다. 살아있는 나무는 아니지만 죽어서도 천천히 숲의 일부로 흡수되어가는 것이다.

남성의 운명도 이와 같다.
생장을 멈추었다고 나무나 숲에서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니듯, 남성 역시 직장에서 물러났다고 삶에서도 퇴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무는 자라온 그대로 흔적을 남기며 숲의 일부가 된다. 남성의 흔적 역시 인생이란 숲에서 사라지지 않고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흡수된다. 젊은날, 건장한 나무로 인생이란 숲을 지켜왔는가? 그렇다면 그 후로도 오랫동안 남성의 삶은 또 다른 모습으로 인생의 숲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아플수도 없는 마흔이다 中     -이의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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