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민심서>

::목민심서[8부]병전(兵典) 6조- 3. 병기 수선(修兵)​

728x90

::목민심서[8부]병전(兵典) 6조- 3. 병기 수선(修兵)​

 

​제8부

병전(兵典) 6조

3. 병기 수선(修兵)

 


 

병(兵)은 병기(兵器)이다. 병기를 100년 동안 쓰지 않더라도 하루라도 갖추지 않을 수 없으니, 병기를 닦는 것은 수령의 직무이다.

 

군현에는 모두 군기고(軍器庫)가 있고, 그 안에는 활과 화살, 창과 칼, 조총(鳥銃), 화약과 연환(鉛丸), 깃발, 갑옷, 활집과 화살통, 구리솥, 장막(帳幕)등이 소장되어 있다.

이밖의 소소한 잡불은 장부에 적혀 있는데, 파손된 것은 고치고 없어진 것은 채우는 것이 수령의 직무이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무릇 천하에 물건은 쓰지 않으면 좀먹거나, 썩고, 쥐가 갉아먹거나 곰팡이가 생긴다.

지금 태평한 세상에 해마다 돈 1천만 전을 소비하여 활과 화살, 창과 칼 등을 만들어 군현의 창고에 보관하면, 며칠 못가 습기 차고 안개와 비가 스며 화살은 좀먹고 깃은 떨어지고, 쇠는 녹슬고 자루는 썩으며 수놓은 것은 변색되고 포목은 찢어지고, 염초(焰硝)와 화약은 모두 젖어 불을 붙여도 총소리가 나지 않으며, 시위를 당기면 활은 부러져버린다.

금년에 모두 새롭게 보수하여도 내년이면 다시 이렇게 되니, 만약 불행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군기고에 소장한 병기들은 백에 하나 아무 쓸모가 없다.

무익한 소비는 성인들이 아까워하였고, 실속 없는 일은 지혜로운 자가 싫어하였다. 비록 감사가 허물을 책망하고 어사가 죄를 논하여도 실제로 성심으로 병기를 보수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

옛사람들은 모두 사물의 기틀을 깊이 살펴 미리 조짐을 보아 전쟁에 대한 준비를 갖추고 불시의 변에 대배하여 병기를 보수하였다. 조야가 태평하여 염려가 조금도 없는데 병기를 보수하는 것은 재물만 허비할 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구리 1천 근, 100번을 단근질한 빈철(鑌鐵) 3,4천 근, 검은 물소뿔 3,400근, 길고 흠이 없는 쇠뿔 3,400근, 화살대 1만 개, 꿩깃 5,60근, 염초.화약 재료 6,700근, 유황, 송진 1,200근 등의 물품을 창고에 보관한다.

위험의 조짐이 나타나면, 한쪽에서는 두드려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조제하며, 칼날을 새로 세우고 활줄에 아교를 먹이며, 유황과 송진은 가마에 끓이면 되지 않겠는가?

진실로 나라 위하는 자는 마땅히 이뜻을 알고 힘에 따라 준비하여, 병기를 보수하지 못한 죄를 속죄해야만 조금이나마 부끄러움이 없게 될 것이다.

#목민심서 #정약용 #목민심서필사 #정선목민심서 #책소개 #책추천 #독서 #책읽기 #주부독서연구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