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소에 이불 개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다. 하지만 아내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한 번도 이불 개기를 미룬 적이 없었다.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청소부터 빨래까지 할 일을 정해놓고 힘들어도 꾹 참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날도 잔소리를 듣기 싫이 이불을 개고 있는데, 문득 자신이 이불 개는 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이 보였단다. 자신은 단순히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했는데, 그 행동을 본 아니가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사랑하는 아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나만 잘하면 된다'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잘하고 싶다'가 되니 같은 행동이 다른 의미가 되어버린 것을 체험한 것이다.
사람은 잘 바뀌지 않지만 때론 예외도 있는가 보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 서 있는 우리들처럼,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만큼은 다른 사람이고 싶어진다. 다른 사람이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우리 자신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이, 물론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은 눈앞에 있는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마법이 일어나는 것이다.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 그리고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든다. 용쓰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