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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5년

<책속글- 약해지지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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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함

나이가 들면

상냥함을

원하게 돼

그걸 영양분 삼아

기운을 차리지

 

하지만

가짜 상냥함을

먹었을 때는

토하고 말아

 

진실한 상냥함

손수 만든 요리를

먹게 해주길

 

 

유행

세상 어딘가에서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

 

일본 어딘가에서

집단 따돌림도 일어나고 있지

 

상냥함이라는

인플루엔자는

유행하지 않는 걸까

 

배려라는 증상이

만연하면 좋을 텐데

 

 

친구

더부살이하던 곳에서

괴롭힘을 당해

수돗가에서 울다가

부엌문 앞에 서니

어딘가에서

귀뚜라미가 울고 있었어

 

힘내 힘내

귀뚜라미가 울고 있었어

 

그 이후로 80년

귀뚜라미는

여전히 내 친구

 

 

 

페이지

내 인생의 페이지를

넘겨보면

전부 색이

바래 있겠지만

각각의 페이지

열심히 살아왔어

 

찢고 싶은

페이지도 있었어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모두 그립네

앞으로 한 페이지 더하면 백 페이지

선명한 색이

기다리고 있을까

 

 

귀가 어두워져

귀를 기울이면

냉장고 윙윙거리는 소리

바람이 문 두드리는 소리

들려오긴 하지만

요즘 사람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됐다

 

제대로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

 

하지만 싫어하는 이야기는

일부러 들리지 않는

척한다.

새침한 얼굴을 하고

 

 

 

100세

나, 내년이면

100세가 돼

더부살이, 전쟁, 결혼, 출산, 가난한 생활

괴롭힘을 당하고, 고민하고

괴로운 일, 슬픈일도

많았지만

하늘은 꿈을 소중히 키우게 했고

꽃은 마음에 부드러움을 품게 했고

바람의 속삭임은 몇 번이나

나를 격려해줬어

눈 깜짝할 사이에 99년

부모도 남편도 친구도

모두 세상을 떠났지

하지만 다음 세상에서 만날 수 있을 거야

나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어

그리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100세의 결승선을

가슴 활짝 펴고 지날 거야

 

 

길-당신에게

좋아하는 길이라면

울퉁불퉁한 길이라도

걸어갈 수 있어

힘들어지면

잠시 쉬며 하늘을 보고

걸어가는 거야

 

따라오고 있어

당신의 그림자가

힘내

하고 말하면서

100세의 시집​

출처: 약해지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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