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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소개,독서HAZA-2021년

카잔차키스의 편지-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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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차키스의 편지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제 방에난 하루 종일 불을 지펴 놓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곳에 들어 앉아서 어머님이 마련해 주신 차를 마시고, 밖에서 눈이 내리는 동안 독서를 하면 기분이 아주 좋고, 가끔 창문의 커튼을 열면 온통 새하얀 세상이 보이죠.

 

다만 한 가지 나쁜 점은 제 친구들 역시 제 방을 좋아해서 걸핏하면 계단을 올라와 문을 열어 달라고 초인종을 울려 댄다는 사실이죠.

 

저는 그 소리를 못 들은 체하고, 제가 외출한 모양이라고 그들이 생각하도록 숨을 죽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 알기 때문에 저한테 소리를 지르죠.

 

[자네가 문을 열지 않으면 우린 꼼짝도 않고 여기서 버티고 기다리겠네...]

 

제가 어떻게 하겠어요?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어 주고는 안으로 들어오는 그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그들은 기의자나 안락의자에 앉고, 자기들까리 난로에다 불을 지피고, 설탕과 타에 비스킷을 찾아내고, 차를 끓이죠...

 

[자네도 마실 텐가?] 그들이 저한테 소리쳐 묻습니다. 제가 마시겠느냐고요? 물론 마시죠! 그것도 큼직한 잔으로 하나 말이에요!

 

이렇게 우리는 차를 마십니다. 때때로 그들은 코냑이나 샴페인을 밖에서 좀 구해 가지고 오기도 해서 우리는 그 술을 야금야금 마시고....

 

이런 식으로 우리가 낭비한 저녁 시간은 많기도 하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한 다음 기분을 약간이라도 풀 여유가 그렇게 해서 생긴다며 집주인 여자는 오히려 잘되었다고 좋아한답니다.

 

만일 어머님이 집주인 여자를 보셨다면, 어머니는 그녀에게 입맞춤을 해주고, 건강하게 지내라고 그녀의 옷 속에다 타르를 발라 주셨겠죠.

-(날짜 미상) 파리에서

​카잔차키스의 편지 -니코스카잔차키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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