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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스를 운전할 때라 책을 볼 시간이 별로 없어 버스 운전을 하면서 봤다. 운전을 할 때 늘 버스 운전대 옆 다시방(대시보드)에 책을 올려놓는다. 그러고 운전하다 신호등에 걸리면 책을 집어 들어 보고 파란 신호가 터지기 직전, 운전대 옆 다시방에 그 보는 면이 밑으로 가게 엎어 놓는다.
다시 운행을 하다가, 사거리나 횡단보도에서 빨간 신호가 들어오면 버스를 세우는 동시에 책을 집어 들어 본다. 그럼 신기하게도 아까 본 그 자리에 눈이 꽂힌다. 그 당시에 시민들과 학생들이 데모를 하면 20~30 분 길에 서 있을 때가 많아 책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보면 얼마나 볼 수 있냐고? 열 권 짜리였던 [태백산맥]을 버스 운전에서만 봤는데도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삐딱한 책 읽기 中 -안건모 서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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