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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소개,독서HAZA-2022년

뒷담화를 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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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주역공부 -김동완 지음

뒷담화를 삼가라

품석정의 유래

다산이 낙향해서 친지, 친구들과 정자에 모여 한가롭게 술잔을 기울이던 중에 있었던 일이다.

술 한잔 들어가면 흔히 그렇듯 사람들은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험담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이렇게 한탄했다.

"그자는 부끄러운 줄 모르고 권세와 명예를 탐하고 있으니 차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소."

그러자 다산이 이렇게 대꾸했다.

“사람은 함부로 품평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벌주 한잔하시지요."

상대는 다산이 권하는 술을 마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다른 사람이 혀를 끌끌 찼다.

“저기 있는 말은 짐도 제대로 지지 못하면서 먹이만 계속 축내는구나!"

그 말을 들은 다산은 또 술을 권했다.

"미물인 짐승에게도 함부로 품평하면 안 됩니다."

그러자 다산과 함께 있던 사람들이 모두 불만을 토로했다.

“그대와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입을 물고 혀를 묶어야 하겠군, 그려."

다산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종일토록 품평해도 화를 내지 않는 게 있는데 한번 보시겠습니까?"

 

다산이 정자 주변에 있는 바위를 마음껏 자랑했다.

“어떻습니까? 바위에 칭찬했다고 입을 묶어둘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한사람이 다산에게 물었다.

“바위는 화를 낼 줄 모르기 때문에 자유롭게 품평할 수 있는가?"

“아닙니다. 제가 바위에 칭찬만 했지 언제 욕하거나 모욕을 주거나 불손하게 말한 적이 있습니까?"

잠시 바위를 보다가 다산이 또다시 말을 이어갔다.

“말이 없는 바위라도 참된 품평은 칭찬하는 데 있습니다."

다산은 품평의 목적이 칭찬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다산과 일행이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던 정자는 바위마저 칭찬해야한다는 의미의 '품석(品)'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남을 평가하는 것은 참으로 쓸모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남들을 평가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산의 이 말은 오늘날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우리가 흔히 남을 평가할 때 칭찬보다는 폄하, 멸시가 주를 이룬다.

다산의 시각으로 보면 이는 '참으로 쓸데없는' 일이다. 남을 씹느라 시간과 노력을 헛되이 쓰는 사람이라면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내뱉은 말의 화살이 언제 나에게 다시 독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

-오십의 주역공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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