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제18장, 대도가 폐하면 인이니 의니 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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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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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대도가 폐하면 인이니 의니 하는 것이
-윤리적 차원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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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大道가 폐하면
인仁이니 의義니 하는 것이 나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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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략이니 지모니 하는 것이 설치면
엄청난 위선이 만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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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관계가 조화롭지 못하면
효孝니 자慈니 하는 것이 나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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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어지러워지면
충신이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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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도덕경       -老子 원전. 오강남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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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인 仁,의義 등은 유교에서 가르치는 최고의 덕목들이다.
'인'은 한자'仁'이란 글자 모양에서 보듯이 '人'과 '二'가 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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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윤리적 특성이라 ​풀이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을 사회적으로 사람답게 해주는 '사람됨'이라 할 수 있다.
영어로 'humanity'라 옮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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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義'란 옳다고 생각되는 것을 하는 마음이다.
유교에서는 무엇을 할 때 이利가 된다고 하여 하는 행동과 이해利害에 관계없이 오로지 옳기 때문에 하는 행동으로 구별한 다음, 이해 관계에 구애됨이 없이 오로지 옳다고 여겨지면 하라고 가르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의에 입각한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이 利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소인배 小人輩의 짓이요, 의義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군자 君子의 행동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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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慧'와 '지智'란 여기서는 초월적인 것을 꿰뚫어보는 불교의 반야지般若智 같은 지혜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이원론적 사고방식에서 얻어진 분별지나 이성적 지식 혹은 일상적 의식의 한계내에서 머리를 짜내어 얻어진 지략智略이나 지모智謨 같은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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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친六親이란 나의 부,모,형,제,아내, 아들에 대한 관계라 풀이하기도 하고 부자, 형제, 부부 사이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가족관계 전체를 대표하는 말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효孝는 자식이 부모에게 드리는 사랑이고, 자慈는 부모가 자식에게 베푸는 사랑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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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전체를 통해 우리의 상식적인 생각을 뒤흔들거나 뒤엎도록 하는 '충격 요법' 비슷한 것이 계속 등장하는데 이 장에서도 그렇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인의, 지혜, 효성, 자애, 충성 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최고로 여기는 덕목이다. 그래서 이런 것이 강조 되고 실천되기를 바라고, 이런 것이 실천될 때 이상적인 사회가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
그런데 [도덕경]에서는 이런 것이 강조되는 세상은 아직도 덜 된 세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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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그러까?
첫재, 우리가 보통 귀히 여기는 이런 윤리적 가치가 강조된다는 사실은 결국 그런 윤리적 이상이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말해 준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이웃을 사랑하라."고 강조하는 것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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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면 구태여 사랑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사랑이 강조되면 될수록 그만큼 사랑이 부족함을 반증하는 셈이다.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회일수록 도덕이 더욱 거론되고, 정신적으로 병든 사회일수록 종교가 더욱 성행하게 된다. 마치 강력한 약이 많고 용한 의원이 많다는 것은 그 사회에 아직 질병이 많다는 것을 뜻하는 증거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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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설령 인仁이니 의義니 하는 유교식 최고 덕목이 완전히 실천되는 사회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이런 덕목의 실천만으로는 완전한 사회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사회란 이런 덕목의 실천을 넘어서서 이런 덕목이 더 이상 문제되거나 필요하지 않은 사회, 윤리적 제약이나 규범에 머물러 있는 단계가 아니라 이런 단계를 넘어서서 완전한 자유의 경지를 구가하는 사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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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강조해 두어야 할 것은 '인'이나 '의'니 하는 것을 최고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 사회를 이룬다고 하여 그런 것과 상관없는 동물의 세계로 되돌아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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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영역 특히 서로 물어뜯으며 살아가는 ​본능의 세계, 유교에서 말하는 금수禽獸의 세계는 인간이 이어 갈 수 있는 삶의 형태 중에서 최하질의 것이다.
[도덕경]에서 찬양하는 인간 사회가 이런 것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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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르치려는 것은 인간의 역사가 이런 약육강식의 단계를 벗어나 인간답게 살려고 인의예지 등을 강조하게 되었지만 자칫 이 두 번째 율법적, 윤리적 단계가 인간이 이룰 수 있는 최고 영역이라 착각하지 말고 거기서 한 단계 더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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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가지 단계를 전인격적 ​前人格的(pre-personal), 인격적人格的(personal), 초인격적超人格的(pre-personal)단계로 나눈다면, 제2의 윤리적 단계는 그 자체로서는 완성일 수 없고, 대도大道가 세상에 편만해 모든 것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를 이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런 사회는 율법이나 윤리가 폐한 사회가 아니라 완성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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