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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도덕경>- 제10장,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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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제10장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않고
-순수한 자기 희생





​혼백을 하나로 감싸안고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할 수 있겠습니까?


기 氣에 전심하여 더없이 부드러워지므로
갓난아이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마음의 거울을 깨끗이 닦아 티가 없게 할 수 있겠습니까?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림에
'무위'를 실천할 수 있겠습니까?


하늘 문을 열고 닫음에
여인과 같을 수 있겠습니까?


밝은 깨달음 사방으로 비춰 나가
무지 無知의 경지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낳고 기르십시오.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 이루나 거기 기대려 하지 마십시오.
지도​자가 되어도 지배하려 하지마십시오.
이를 일컬어 그윽한 덕이라 합니다.



출처: 도덕경       -老子 원전. 오강남 풀이

 

 


이 장은 아리송한 구절이 많아 주석가 사이에 해석이 가장 구구하게 많은 장에 속한다.
읽기에 따라 우주론적 진리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요가 수행법이나 장생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다.
우선은 각자 자기의 이해 정도에 따라 일깨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제51장, 제52장과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된다.



전통적으로 동양에서는 인간이 혼魂과 백 魄으로 이루어졌다고 믿었다.
혼은 정신적인 면을 관장하고, 백은 육체적인 기능을 주관한다고 보았다.
몹시 놀란다는 표현으로 '혼비백산 魂飛魄散'이란 말이 있지만 문자 그대로 혼이 날아가고 백이 흩어지면 사람은 죽어 버린다.


이 장 첫 줄은 혼과 백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둘을 하나로 감싸안고 잘 보존하라는 말일 수도 있고, 혼백을 다하여 '하나' 곧 '우주의 근원'을 감싸안고 그 하나와 하나되는 경지에 이른후 거기서 떠나지 말라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기 氣에 전심하라"는 말도 '기를 보존하라', '기를 사용하라', '호흡을 응집하는 등 호흡을 조절하는 수련을 하라'는 등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갓난아이처럼 부드러워지라는 것이다.
'갓난아이'는 도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 (제20장, 제28장, 제55장 등)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도 마음의 눈, 하늘에 있는 우주거울 등 온갖 해석이 가능한 말이다. 여기서도 명상을 통해 마음에서 더러운 것들을 씻어 맑고 밝은 마음을 갖도록 하라는 말쯤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하늘 문을 열고 닫음"이란 또 무엇인가? 주석가에 따라서 크게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는 우주의 팽창과 수축 작용을 뜻한다고도 하고, 작게는 날숨과 들숨을 가리킨다고도 한다.
어느 경우든 우리가 취할 자세는 '여인'처럼 수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라는 것이다.


"밝은 깨달음"이라는 것은 명상을 통해 얻어지는 내적 조명이나 형안의 열림 같은 것을 뜻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 얻어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떠받드는 사특한 지식을 멀리한 참된 지식, 보통의 앎을 초월한 앎, 곧 "무지 無知의 知"다.


이런 수련을 통해서 이루려는 것이 무엇인가?
수련의 결과로 어린아이 같은 부드러움, 어머니 같은 포용성, 티없는 마음, 맑은 형안등이 생겼으면 이런 것을 혼자만 즐기고 끝나는 것인가?

[도덕경]에서는 이런 것들이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훌륭한 지도자의 자질을 갖추는 것과 관련되는 것으로 본다. 결국 남을 섬기는 일이 궁극 목표인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도덕경]은 일차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을 위한 지침서라는 주장에 수긍이 간다.


아무튼 이렇게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때 일반적으로 중요시하는 업적 위주로서의 행동이 아니라 함이 없는 함, 보통의 함을 넘어서는 함, "무위 無爲"를 실천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도에 입각해서 나라를 다스리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은 도와 마찬가지로 여인처럼, 어머니처럼 만물을 낳고 만물을 그품 안에서 기른다는 것이다. 그
러나 그것들을 소유하려 하거나 거기에 기대려 하거나 군림하거나 좌지 우지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능력 내지 영향력이 바로 현덕 玄德, 신비롭고 그윽한 힘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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