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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독서노트-2018년

​<독서노트> 인간의 굴레에서 -서머싯 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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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인간의 굴레에서  -서머싯 몸 저

밀드레드를 사랑한 남자 필립,
그는 다리에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절름발이다.
어릴 때 고아가 되었다.
백부의 도움으로 의사로서 공부도 하며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밀드레드.
하지만 그녀로 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며 헤어지고 만다.

그녀와 재회할 때는  밀드레드는 결혼하고 이혼을 한 상태였다.
밀드레드와 결혼한 남자는 유부남이었고 자식까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7개월인 몸으로 이혼하고 필립을 찾아온다.

필립은 밀드레드를 뿌리칠 수가 없다.
밀드레드와 헤어지고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이 말해주듯 필립의 사랑은 식지않고 강렬했다.
밀드레드의 출산과 생활을 보호해 주며 경제적으로 그녀를 돕는다.

어느 날 필립은 친구와 함께 밀드레드를 만난다.
둘은 필립을 속이며 사랑에 빠진다. 마치 김건모의 노래, 잘못된 만남처럼...
결국 필립은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밀드레드에게 또다시 버림받는다.

어리석디 어리석은 필립의 행동을 보며 의구심이 든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 때문에 죽은 사람이 있나? 드물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죽는 사람은 있나? 많을 것이다.


필립은 그 후 삶의 고뇌와 힘겨움 고통을 겪는다.
증권으로 돈을 날려버리고 백부로부터 의사 공부를 더 이상 지원받지 못했다.
필립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경제적 어려움까지 이중고에 시달린다.
남성복 매장에서 일하며 근근이 밥벌이를 하며 삶의 끈을 이어간다.

여기서 다시 의문이 든다.
사랑은 무엇일까?
자신의 모든 것을 준다고 되는 것일까?
필립의 밀드레드에 대한 사랑이 책을 보는 내내 이어진다.

필립의 사랑을 보며 일방적인 사랑은 사랑이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것이 사랑일 수 없다.
결국 사랑도 일방통행으로 가능할 수 없으며 자신의 삶을 황폐화 시킨다.

밀드레드는 필립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저 필립을 신사라고 말한다.
자신을 돌봐준 필립을 떠나면서 온 집안을 뒤집으며 엉망진창,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작별 인사 한마디 없이 떠났다. 자신을 돌봐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도 취하지 않았다.
자신을 사랑해준 필립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았다.
필립의 삶을 들여다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 또한 우리네 인생과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의 굴레에서 필립의 삶을 보며 사랑, 자유, 고통, 경제적인 것은 결국
'물질적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물질을 무시해야 한다는 불가능한 주장보다 얼마간의 물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몸에게는 더 현실적이었다'라는 구절이 와닿을 수밖에 없다.

사랑, 외로움, 고통, 슬픔, 아픔, 고민, 기쁨, 소유, 질투, 고뇌,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간으로서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무의미하고 비워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만 사는 동안 힘든 것만은 사실이다.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상체계를 접할 때마다 그는 가벼운 흥분으로 떨면서 거기에서 혹 행위의 지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곤 했다. 자기가 미지의 나라를 여행하는 나그네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그는 점점 모험의 매혹에 빠져들었다. 남들이 문학을 읽을 때처럼 그는 철학을 감정에 빠져 읽었다.


마음속에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누군가의 멋진 글귀에서 발견하면 가슴이 뛰었다. 그의 정신은 구체성을 지향했기 때문에 추상적 영역에서는 좀처럼 감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성적 추론을 따라잡지 못할 때도 불가해한 영역의 언저리에서 제 갈길을 영리하게 찾아나가는 얽히고설킨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야릇한 기쁨이 느껴졌다.


위대한 철학자의 글에서도 도움될 만한 말을 발견하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정신은 아주 편안한 공감을 주었다. 갑자기 광활한 고지에 올라선 중앙아프리카의 탐험가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거대한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고 평원이 사방으로 쭉 펼쳐져 있다. 마치 영국의 어느 공원에 서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중요한 것은 요컨대 자기가 어떤 사람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며, 그러고 나면 철학 체계는 저절로 형성되어 나왔던 것이다. 필립에게는 알아내야 할 것이 세 가지라고 여겨졌다.
사람과 그가 몸담고 사는 세계와의 관계, 사람과 그가 함께 어울려 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사람과 자기자신과의 관계가 그것이었다. 필립은 정교하게 연구 계획을 세웠다.

외국에서 사는 경험이 주는 이점은 같이 어울려 사는 사람들의 행동 방식과 관습에 접하는 동안, 국외자로서 그들을 관찰하고 당사자들이 당연하게 믿고 있는 그 행동양식과 관습에 실은 어떤 필요성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자명한 믿음도 외국인에게는 우스꽝스럽게 여겨진다는 사실을 반드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굴레에서 1中   -서머싯 몸 저 







얼마간은 재미로 읽죠. 버릇이 그렇게 된 데다 읽지 않으면 마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처럼 안정이 안 되거든요. 그리고 얼마간의 제 자신을 알고 싶어 읽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제 눈으로만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가끔은 제게 의미가 있는 어떤 구절, 아니면 어떤 어구인지도 모르겠는데, 그런걸 만나게 되고, 그러면 그것은 제 일부가 되지요.

전 제게 도움이 되는 것만 책에서 얻어내요. 같은 걸 몇 번을 읽는다 해도 더 이상은 얻어내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독자란 마치 아직 열리지 않은 꽃봉오리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읽거나 행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해요. 다만 어떤 것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것들은 꽃잎처럼 열리지요. 하나씩 하나씩 말에요. 그러다 마침내 우리는 활짝 핀 꽃을 보게 되는 겁니다.




필립은 동방의 어떤 임금 얘기가 생각났다. 인간의 역사를 알고 싶었던 이 임금은 현자를 시켜 오백 권의 책을 가져오게 했다. 나라 일로 바빳던 왕은 책들을 간단히 요약해 오라고 했다.

이십 년 뒤, 현자가 돌아와 오십권으로 줄인 역사책을 내어놓았다. 하지만 임금은 이제 너무 늙어 그 수많은 묵직한 책을 도저히 읽을 수 없어 그것을 다시 줄여오도록 명령했다.

또 이십년이 흘렀다. 늙어 백말이 된 현자가 임금이 원한 지식을 한 권의 책으로 줄여 가지고 왔다.
하지만 임금은 병상에 누워 죽어가고 있었다. 한 권의 책마저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현자는 임금에게 사람의 역사를 단 한 줄로 줄여 말해 주었다. 그것은 이러했다.

사람은 태어나서, 고생하다, 죽는다. 인생에는 아무런 뜻이 없었다.
사람의 삶에 무슨 목적이 있는것이 아니다.
사람이 태어난다거나 태어나지 않는다거나, 산다거나 죽는다거나 하는 것은 조금도 중요한 일이 아니다. 삶도 무의미하고 죽음도 무의미하다.



필립은 벅찬 기쁨을 느꼈다. 소년 시절, 신(神)을 믿어야 한다는 무거운 신앙의 짐을 벗어버렸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은 기쁨이었다. 이제 책임이라는 마지막 짐까지도 벗어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처음으로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되는 셈이었다. 자기 존재의 무의미함이 오히려 힘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제까지 자기를 박해한다고만 생각했던 잔인한 운명과 갑자기 대등해진 그낌이 들었다.

인생이 무의미하다면, 세상도 잔혹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무엇을 하고 안하고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실패라는 것도 중요하지 않고 성공 역시 의미가 없다. 그는 우주의 역사에서 아주 짧은 순간, 지구의 표면을 점유하고 있는 바글대는 인간 집단 가운데 아주 하찮은 생물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혼돈 속에서 허무의 비밀을 찾아냈으니 그는 전능자라 할 만했다. 필립의 벅찬 상상 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얽히고설키며 잇따라 떠올랐다. 그는 뿌듯한 만족함을 느끼며 길게 심호흡을 했다. 펄쩍펄쩍 뛰며 노래라도 부르고 싶었다. 지난 몇 달 동안 이렇게 행복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아, 삶이여! 그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아, 삶이여, 그대의 독침은 어디 있는가?



인간의 굴레에서 2中   -서머싯 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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