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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군 휴가 나온 아들과 윷놀이 ​ ​ ​ 어젯밤 피자를 시켜 먹었다. 소화도 시킬 겸 아들에게 윷놀이를 제안했다. ​ ​ ​ ​ 피자박스를 잘랐다. 박스에 기름기가 살짝 묻어있지만 상관없다. 피자박스에 윷판(말판)을 그렸다. ​ ​ 윷판 위에 윷말을 놓는다. 윷말은 공기로 했다. ​ 윷가락 하나에 '뒷도'도 표시되어 있다. ​ 폭신한 담요 위에서 윷놀이를 시작했다. 5판 3승으로 윷놀이 시작~! ​ 아들이 이기면 용돈을 주기로 하고 엄마가 이기면 하루 데이트하는 걸로~!! ​ 아들 어릴 적 함께 보드게임할 때를 생각하며 열을 올렸다. ​ 2:2로 이어가다 마지막 5세트에서 아들 승으로 끝났다. ​ 윷놀이 게임은 졌지만 용돈 주는 게 나쁘지는 않다. ​ ​ ​ 윷놀이가 끝나고 공기놀이도 했다. 오랜만에 옛 추억도 떠올리며 신나게 놀았다.. 더보기
기억 속의 옛동무 마음속 글귀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지. 그때는 휴대폰은 물론 없었고 초인종도 있는 집보다 없는 집이 많을 때야. 방학이 되면 넌 언제나 우리 집으로 달려와서 큰 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어. "인옥아~ 놀~~자" 예전에는 이름을 부르는 것이 신호였지. 같이 놀자는 신호 말이야. ​ 방학이 되어야만 너를 볼 수 있었어. 내가 사는 옆집이 바로 너의 외갓집이었으니까. 방학이면 넌 외갓집에 놀러 왔고 어김없이 나를 만나러 와줬어. 그 당시 무얼 하며 놀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기억조차 없어. ​ 지금 생각해보면 너의 이름도 모습도 기억나지 않아. 어렴풋이 너의 이미지만 떠오를 뿐이야. 이목구비가 뚜렷한 도시적인 이미지에 목소리는 살짝 차가운 듯 가늘었지. 갸름한 얼굴과 외모는 어릴 적인데도 꽤 매력적이었어... 더보기
소소한 생각- 추억은 또다른 추억을 만들고 추억은 또다른 추억을 만들고 어릴 적, 초등학교 겨울방학이었다. 길고 긴 겨울방학을 맞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막내 이모 집에 놀러 가기로 했다. 막내 이모는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다. 그곳에서 겨울방학 동안 머물기로 했다. 4살 아래인 이종사촌 동생과 함께였다. ​ 새벽같이 깨우는 이모 덕에 부지런을 떨어야만 했다.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여자 셋이서 한 달을 살았다. 무료할 때면 서로 간지럼을 태우며 깔깔대곤 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세상이 온통 하얗다. 함박눈이 펑펑 내린 날이다. 이모 집 근처에는 여고가 있었는데 운동장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보았다. 흰 설.. 더보기
끄적끄적-추억의 과수원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시절,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면 버스비로 떡볶이를 사 먹고 걸어가는 적이 허다했다. 도로는 아스팔트가 깔리기 전이라 버스라도 지나갈라치면 뿌연 먼지가 온몸을 뒤덮었다. 그래도 뭐가 그리 좋았던지 깔깔대며 신발주머니를 발로 툭툭하며 이야기를 꽃을 피우며 집으로 향했다. 가끔 먼지 나는 도로를 벗어나 강이 흐르는 둑으로 가곤 했다. 그곳으로 갈 때면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을 지났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로 귀가 즐거웠지만 그보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웃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 사과가 주렁주렁 달리는 이맘때쯤이면 슬쩍 과수원으로 들렀다. 한창 수확을 하던 과수원 집 아저씨는 벌레 먹거나 썩은 사과를 한가득 내어주었다. 아저씨의 얼굴이며 목소리, 그 무엇도 기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