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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저 ​ 그는 마치 이 세상을 맨 처음 보기라도 한 것처럼 신기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세상은 아름다웠으며, 이 세상은 오색찬란하였으며, 이 세상은 기기묘묘하고 수수께끼 같았다. 여기에는 파랑이 있었고, 여기에는 노랑이 있었고, 여기에는 초록이 있었으며, 하늘이 흘러가고 있었고, 강이 흐르고 있었으며, 숲이 우뚝 솟아 있었고, 산이 우뚝 솟아 있었다. 삼라만상이 아름다웠으며, 삼라만상이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었고 요술 같았다. 그 한가운데에서 깨달음을 얻은 각자(覺者) 싯다르타는 자기 자신에게로 나아가는 도중에 있었다. 이 모든 것, 이 모든 노랑과 파랑, 강과 숲이 맨 처음으로 눈을 통하여 싯다르타의 내면 속에 파고들었으니, 이 모든 것은 이제 더 이상 마야의 요술도 아니었고, 이제 더 이상 마야의 배.. 더보기
싯다르타 中 -헤르만 헤세 저​ 오직 하나뿐인 목표가 있었으니, 그것은 모든 것을 비우는 일이었다. 갈증으로부터 벗어나고, 소원으로부터 벗어나고, 꿈으로부터 벗어나고, 기쁨과 번뇌로부터 벗어나 자기를 비우는 일이었다. 자기 자신을 멸각시키는 것, 자아로부터 벗어나 이제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닌 상태로 되는 것, 마음을 텅 비운 상태에서 평정함을 얻는 것, 자기를 초탈하는 사색을 하는 가운데 경이로움에 마음을 열어놓는 것, 이것이 그의 목표였다. 만약 일체의 자아가 극복되고 사멸된다면, 만약 마음속에 있는 모든 욕망과 모든 충동이 침묵한다면, 틀림없이 궁극적인 것, 그러니까 존재 속에 있는 가장 내밀 한 것, 이제 더 이상 자아가 아닌 것, 그 위대한 비밀이 눈뜨게 될 것이었다. ​ ​단식, 사색, 기다림이라는 세 가지 고상한 재주를 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