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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같은 폐족이라도 무리를 짓지 말라)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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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같은 폐족이라도 무리를 짓지 말라

​ 寄兩兒


 

안타까운 일이로고! 한가구(韓加久)* 어머님은 우리 형제들이 응당 숙모처럼 모신 분으로 옛날 자주 찾아가 뵙곤 했다. 너희들도 그러한 정의(情誼)를 각별히 닦도록 해야 한다.

 

더구나 가구(可久)라는 분은 지키기 어려운 의리를 변절하지 않고 지켰으니 더욱 감사해야 할 텐데, 너희는 어찌하여 가노(家奴)가 서울 갈때 권숙인(權淑人)*께 공손한 문안을 드려 옛날에 다정하게 지내던 정의를 유지하지 않았느냐?

 

어쨌든 큰애는 권숙인의 생신날을 알아내어 생신 때마다 그 무렵 나는 과일이라도 보내드리고 또 남거(南居)* 어른신 제일(祭日) 때마다 과일을 보내어 제수(祭需)에 보태 쓰시도록 하여라.

우리 집 종이 전해준 이야기를 들으니 어떤 소년이 두 집안의 상주들과 함께 무뢰배들을 모아 계집종의 남편 집에 찾아가 여종을 찾느라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을 했다는데 참으로 놀랄 일이다.

 

글공부를 하고 행실을 삼가 본성을 지켜나가지 않으려거든 차라리 잔약하게 오그라들어서 없어져버려야 한다.

 

이제 떼거리를 지어 마을 거리를 횡행하면서 이따위 못된 짓을 계속하고 있다니 머지않아 도적이 될 것이 뻔한 이치다.

 

그 징조가 대단히 좋지 않으니 사람의 모골을 송연하게 하는구나. 너희도 그자들과 인척관계가 있다 하여 멀리 끊어버리지 않는다면 장차 큰 낭패를 당할 것이다.

 

무릇 폐족이라는 것은 서로 동정하는 마음을 품고 있게 마련이어서 서로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결국은 같이 수렁에 빠져버리는 수가 많은데, 부디 마음에 새겨 의지를 굳게 가져라.

*한가구: 다산 아버지의 친구 한광부(韓光傅)의 아들.

 

*권숙인: 한가구의 어머니인 듯하다.

 

*남거: 한광부의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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