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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언>/오늘의 명언-2017년

오늘의 명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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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물시계의 물방울 아직 떨어지건만
은하수는 벌써 기울었네.


어렴풋이 산천은 점점 변해 가고
갖가지 물상(物象)이 열리려 하네.


높고 낮은 희미한 경치가 눈에 보이며
구름 사이 군전을 알아보겠네.


이곳저곳 수레들 일제히 움직이니
길 위에 먼지가 이네.


저 하늘 끝에 먼동이 트고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네.


새벽별은 먼 숲 나무끝에 반짝이고
묵은 안개는 넓은 교외의 빛깔 감추네.


화정(華亭)의 바람 속에
끼룩끼룩 우는 학 울음소리 들리는 듯하며


파협(巴峽)달 밝은 밤에
멀리서 들려오던 원숭이 울음소리 이미 그쳤네.


주막집 푸른 깃발 어슴푸레 보이고
닭 울음소리 아스라한 마을의 초가에서 들리네.


희미하게 보이는 단청 기와집에
새 둥지 텅 비었고 제비는 들보에서 지저귀네.


군영(軍營) 안에서 조두(刁斗) 소리 그치자
계전(桂展) 곁에서 벼슬아치들 옷매무새 고치네.


변방의 성에서 기르는 말 자주 울어 대고
너른 모래밭 아득하기만 하네.


멀리 보이는 강에 외로운 돛단배 다 사라지고
오래된 강 언덕엔 잡초가 무성하네.


어부의 피리 소리 청아하고
쑥 덤불은 이술에 담뿍 젖었네.


온 산에 푸른 기운 높고 낮게 깔려 있고
사방 들에 안개가 깊고 옅게 펼쳐 있네.


뉘 집의 푸른 난간이런가
꾀꼬리 지저귀건만 비단 장막 아직도 드리워 있네.


화려한 몇몇 집은
사람들 깨어났으려만 발(簾)이 아직 안 걷혔네.


밤이 세상을 에워쌌다가
천지가 밝아 오네.


천 리 밖까지 푸르고 아득하며
온 사방이 희마하네.


요수(療水)에 붉은 노을 그림자 뜨고
이따금 들리는 종소리 자금성(禁城)의 소리를 전하는 듯.










임 그리는 아낙이 자는 깊은 방의
비단 창도 점점 밝아지네.


시름에 겨운 이가 누운 옛집의
어둔 창도 밝아 오네.


잠깐 사이 새벽빛이 조금 뚜렷해지더니
새벽 햇살이 빛을 말하려 하네.


줄지은 기러기 떼 남쪽으로 날아가고,
한 조각 달은 서편으로 기우네.


장사차 홀로 나선 사람 일어났으나
여관 문은 아직도 닫혀 있네.


외로운 성에 주둔하는 백전(百戰)의 요사들에게
호가(湖笳) 소리는 아직 그치지 않네.


다듬이 소리 쓸쓸하고
수풀 그림자 성그네.


사방의 귀뚜라미 소리 끊어지고
먼 언덕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렸네.


단청 화려한 집에는
푸른 눈썹 그린 미인이 있고


잔치 끝난 누각에는
붉은 촛불만 속적없이 깜박이네.
상쾌한 새벽이 되니.


내 영혼 푸른 하늘처럼 맑아라.
온 세상에 밝은 해 비치자
어둠이 바위 골짜기로 사라지네.


천 개의 문과 만 개의 창이 비로소 열리고
넓은 천지가 활짝 펼쳐지누나.



새벽에 홀로 깨어     -최치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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