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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소개,독서HAZA-2021년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나태주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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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나태주 엮음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봄에 좋은 시 한 편을 읊어본다면

감성은 피어나는 싹처럼 새록새록 돋아난다.

 

좋은 시를 모아놓은 시 선물세트다.

어떤 시는 마음이 따뜻하고

어떤 시는 마음이 저리고

또 어떤 시는 감성에 돋게 한다.

 

좋은 시를 선별해

나태주 시인의 생각을 덧붙였다.

그중 두 편을 옮겨본다.

 

 

 

 

따뜻한 봄날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봄구경 꽃구경 눈 감아버리더니

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꽃구경은 안 하시고 뭐하시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군.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김형영

 

 

송구스럽게도 장사익 가인의 노래로 겨우 알았다. 공주에서 장사익 가인의 공연 제목이 '꽃구경'이었으니까. 시인한테 미안한 일이고 시한테 미안한 일이다.

 

처음엔 화사한 봄날의 일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노래를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가슴이 섬뜩했다. 예전, 아주 오래전의 예전, 전설처럼 있었다는 고려장을 소재로 한 시였다.

 

하기는 오늘날에도 이런 사정은 없을까.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래저래 마음 아픈 세상이다. 우리 제발 피차 마음을 더 아프게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섬집 아기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한인현

 

한국이 좋아하는 동요로는 [고향의 봄](이완수) 과 [오빠생각](최순애), 그리고 이 작품[섬집아기]다. 이 시는 아름다운 노래로 작곡되어 아기를 기르는 엄마들의 자장가로 애용되고 있다.

 

아직 말도 제대로 알듣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그런 아기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면 두 가지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곱게 잠이 드는 아이와 서럽게 우는 아이, 참으로 묘한 곡절로, 노래와 시의 힘을 보여준다.

이 노래를 1절만 부르고 2절을 안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아기와 엄마가 만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2절이 있는 노래는 2절까지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엄마와 아기가 만난다.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나태주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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