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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목민심서[12부] 해관(解官)6조-​2. 돌아가는 행장[歸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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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12부] 해관(解官)6조-​2. 돌아가는 행장[歸裝]

2. 돌아가는 행장[歸裝]



맑은 선비의 돌아갈 때의 행장은 모든 것을 벗어던진 듯 조촐하여 낡은 수레와 야윈 말인데도 그 산뜻한 바람이 사람들에게 스며든다.



고려 유석(庾碩)은
안동부사(安東副使)로 있을 때 선정이 많았는데, 최이(崔怡)와 송국첨(宋國瞻)에게미움을 받아 무함을 당하여 암타도(巖墮島)로 유배를 가게 되었다.

떠나는 날 늙은이와 어린이들까지 길을 막고
"하늘이여! 우리 사또에게 무슨 죄가 있나요? 사또가 가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갑니까?" 하고 울부짖으며 가지 못하게 붙들었다.

호송을 맡은 군졸들이 꾸짖고 고함을 쳐서야 길이 열렸다.

그의 부인이 자녀를 거느리고 돌아가는데 사사로이 준비할 말이 세 필뿐이라 걸어가는 사람까지 있었다.

고을 사람들이 하루 더 묵기를 간청했으나 듣지 않았고, 추종(騶從)을 내어서 호송하려 하자 부인이 사양하기를

"가장이 유배되었으니 그 처자들도 모두 죄인이다. 어찌 번거롭게 하겠는가"라고 했다.

고을 사람들이 굳게 청했으나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참으로 우리 사또의 배필이로다"하며 감탄하였다.


고려의 최석(崔碩)이
승평부사(昇平府使)가 되었는데, 승평의 옛 습속이 매번 수령이 갈려 돌아갈 때 반드시 말 여덟 마리를 바치되 가장 좋은 말을 골라가도록 하였다.

그가 돌아갈 때가 되자 고을 사람들이 습속을 따라 말을 바쳤다.

 그는 웃으며 "말은 서울까지 갈 수 있으면 되는데, 고를 필요가 있겠는가?" 하고, 서울 집에 도착하자 그 말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고을 사람들이 받으려 하지 않자, 그는 "내가 물욕이 있다고 생각하여 안 받으려 하느냐? 내 암말이 너희 고을에 있을 때 마침 망아지를 낳아 그 망아지를 데려왔다.

이는 나의 물욕이다. 지금 너희들이 말들을 돌려받지 않으려는 것은, 혹시 내가 물욕이 있음을 엿보고 겉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라고 말하고는 그 망아지까지 함께 돌려보냈다. 이로부터 그 습속이 마침내 없어졌다. 고을 백성들이 비석을 세우고 팔마비(八馬碑)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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