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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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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10부] 공전(工典) 6조

6. 공작[匠作]

 


설령 제작하는 일을 벌이더라도 탐욕스럽고 비루한 속마음이 그릇에까지 미치게 해서는 안된다.

[다산 필담]에서 말하였다.

"내가 옛날 그릇을 보니 구리가 매우 얇았고, 내가 옛날 책을 보니 종이가 무척 얇았다. 요즘에는 탐욕의 풍조가 날로 더해 구리 그릇의 무게가 옛날보다 세 배나 되고,

 

구리 수저의 두께가 어른 머리만 하여 입이 작은 자는 입에 넣을 수도 없으며, 책 종이의 두께는 옛날보다 두 배가 되었다.

 

그 까닭을 물어보았더니, '뒷날 곤궁해질 때 내다 팔 면 무겁고 두꺼워 값이 반드시 많이 나갈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마음먹음이 이와 같으니 어찌 길게 복을 누리겠는가? 이 두 가지 일을 나는 심히 부끄럽게 생각하였다."

또 말하였다.

"접는 부채와 편지지가 옛날보다 엄청나게 큰 것이 또 하나의 폐단이다. 내가 옛날 서첩(書帖)을 보니 부채의 그림을 옮겨 붙인 것이, 접은 주름이 열 겹에 불과하여 그 길이와 너비가 작은 서첩에도 들어가게 되어 지금의 중국식 부채와 같았다.

 

옛날의 서첩을 보니 편지지의 길이가 1 주척(周尺, 21cm) 정도에 불과하고 그 너비는 배가 될 뿐이었지만, 글의 내용은 간략하면서도 심덕(心德)이 두텁고 기상이 글에 넘쳐흘렀다.

 

요즘의 부채는 길이가 팔 길이만 하고 부챗살이 50개나 되며, 간지의 길이는 옛날보다 배가 되었고 두께는 소가죽 같으며 광채는 계란과 같다.

 

붓은 미끄러져 넘어지고 먹물은 흘러내려 글자가 제대로 되지 않아 칡덩굴이 엉킨 듯해도, 호기를 멋대로 부려서 온후한 기색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모두 누추한 습속이니 마땅히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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