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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노트,독서HAZA365>/독서노트-2020년

다산어록청상 -정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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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어록청상  -정민 지음

 


 

 

 

마음과 얼굴

 

공부하는 학생은 그 상이 어여쁘다.

장사치는 상이 시커멓다.

 

목동은 상이 지저분하다.

노름꾼은 상이 사납고 약삭빠르다.

 

대개 익힌 것이 오랠수록

성품 또한 옮겨간다.

 

속으로 마음을 쏟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 상도

이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이 변한 것을 보고,

"상이 이러니 하는 짓이 저렇지"라고 말한다.

아! 이것은 잘못이다.

 

-[상론(相論)]


 

 

마음이 하는 일을 낯빛이 닮아간다.

얼굴은 얼의 꼴, 즉 마음의 모습이다.

 

공부하는 학생의 얼굴은 해맑다.

매일 듣고 보는 글의 표정을 닮았다.

 

어찌하면 돈을 많이 벌까하는

궁리만 하는 장사치는

그 검은 속을 닮아 얼굴조차 시커멓다.

 

꼴 먹이고 소똥을 치우는 목동은

모습도 덩달아 지저분하다.

 

노름꾼의 눈동자는

잠시도 쉬지않고 희번덕거린다.

 

해맑던 아이의 표정 위에

어느덧 장사치의 시커먼 속과

노름꾼의 교활한 눈빛이 깃든다.

 

사람은 생긴대로 는 것이 아니다.

노는 대로 생긴다.

 

상은 자꾸 변한다.

사람은 나이 들면서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나를 지켜라

 

무릇 천하의 사물은

모두 지킬 것이 없다.

 

오직 나만은 마땅히 지켜야 한다.

 

내 밭을 등에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것이 없다.

 

내 집을 머리에 이고

도망갈 자가 있는가?

집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동산의 꽃나무와 과일나무를

능히 뽑아가겠는가?

그 뿌리가 땅에 깊이 박혀 있다.

 

내 서적을 가져다 없앨 수 있겠는가?

성현의 경전이 세상에

물과 불처럼 널려 있으니

누가 능히 이를 없애랴.

 

내 옷과 양식을 홈쳐가서

나를 군색하게 할 수 있겠는가?

 

이는 천하의 실이 모두 내 옷이요.

천하의 곡식이 모두 내 밥이다.

 

저가 비록 한둘쯤 훔쳐간대도

천하를 통틀어 다 가져갈 수야 있겠는가?

결국 천하의 사물은 모두 지킬 것이 없다.

 


 

 

오직 이른바 '나'라는 것이

그 성질이 달아나기를 잘하고,

들고 나는 것이 일정치가 않다.

 

비록 가까이에 꼭 붙어 있어서

마치 서로 등지지 못할 것 같지만,

잠깐만 살피지 않으면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이록 利祿으로 꼬이면 가버리고,

위협과 재앙으로 으르면 가버린다.

 

구슬프고 고운 소리를 들으면 떠나가고,

푸른 눈썹 흰 이의 요염한 여인을 보며 떠나간다.

 

한번 가기만 하면 돌아올 줄 모르고,

붙들어도 끌고올 수가 없다.

 

그래서 천하에 잃기 쉬운것에

'나'만 한 것이 없다.

 

마땅히 꽁꽁 묶고 잡아매고

문 잠그고 자물쇠로 채워서

굳게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수오재기(守吾齋記)

 

 

 

 

 

세 가지 힘쓸 일

 

용모를 움직이고,

말을 하고,

낯빛을 바로 하는 것은

학문함에 있어 최초로 들어가는 지점이다.

 

진실로 이 세 가지에

능히 힘 쏟지 않고는

비록 하늘에 통할 재주와

남보다 뛰어난 식견을 지녔더라도

끝내 뒤꿈치를 디디고 다리로 설 수 없게 된다.

 

그 폐단은 말을 멋대로 하고

행동을 함부로 하며

도적이 되고 큰 악이 되고

이단과 잡술이 되어 못하는 바가 없는 것이다.

 

-[두 아들에게 부침]

 


용모를 단정히 하고

낯빛을 바로 하는 것,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

공부는 이 세 가지 일에서 시작된다.

 

제 멋대로 말하고,

검속함이 없으며,

얼굴빛에 일정한 기운이 없으면

재승박덕才勝薄德​이 되어

제 재주로 제 발등을 찍고 만다.

 

이것을 더 미루어 나가면

나중에는 대려 궂고 경박하며

이단잡술에 흘러 자신을 속이고

세상을 속이고 못하는 짓이 없게 된다.

 

처음엔 작은 차이 였는데

나중엔 천 리의 거리가 된다.

 

처음을 삼가라.

몸가짐을 조심하라.

 

 

문장이란 어떤 물건인가?

 

문장이란 무슨 물건일까?

 

학식은 안으로 쌓이고,

문장은 겉으로 펴는 것일세.

 

기름진 음식을 배물리 먹으면

살가죽에 윤기가 나고,

 

술을 마시면 얼굴에

홍조가 피어나는 것과 다를 게 없지.

 

그러니 어찌 문장만 따로 쳐서

취할 수가 있겠는가?

 

중화中和의 덕으로 마음을 기르고,

효우孝友의 행실로 성품을 다스려,

 

몸가짐을 공경히 하고,

성실로 일관하되,

 

중용을 갖춰 변함없이 노력하여

도를 우러러야 하네.

 

사서를 내몸에 깃들게 하고,

육경으로 내 식견을 넓히며,

 

여러 사서 史書로 고금의 변화에

통달하게 해야겠지.

 

예악형정의 도구와

전장법도의 전고典故가

가슴속에 빼곡하여,

 

사물이나 일과 만나

시비가 맞붙고

이해가 서로 드러나게 되면,

 

내가 마음속에 자옥하게 쌓아둔 것이

큰 바다가 넘치듯 넘실거려

 

한바탕 세상에 내놓아

천하 만세의 장관이 되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네.

 

그 형세를 능히 가로막을 수 없게 되면

내가 드러내려 했던 것을

한바탕 토해 놓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네.

 

이를 본 사람들이

서로 '문장이다'라고들 하니,

이런 것을 일러 문장이라 하는 것일세.

 

-[이인영을 위해 준 글]

 


 

 

젊은이!

훌륭한 문장가가 되고 싶다고 했는가?

내가 그 비법을 알려주겠네.

 

술 먹어 얼굴이 불콰해지는 것은

뱃속에 든 술기운이

얼굴에 올라온 것일세.

 

글도 마찬가지라네.

문자로 표현되는 것은

내 속에 품은 생각일 뿐.

문자 자체는 아닌 것이지.

 

자네 좋은 글을 쓰고 싶은가?

무엇보다 먼저 사람 되는 공부를 하게.

 

수양을 통해 덕성을 쌓고,

학문으로 시비를 판단하는 역량을 기르게.

 

하나하나 가슴속에 온촉해 두고,

어떤 상황과 만나 도저히 한바탕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거든

그때 붓을 들어 글로 쓰게.

 

그걸 보고 깜짝 놀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문장이다!'라고 말할 걸세.

 

사람 되는 공부에 앞서

문장만 따로 이루고 싶다고?

미안하지만 그런 것은 세상에 없네.

다산어록청상 -정민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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