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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황견 엮음
남나무가 비바람에
뽑힌 것을 탄식함
-두보
초당 앞 강가에
남나무가 서 있는데,
마을 노인들 전하길
이백 년은 묵었다네.
띠를 베고 거처 정함은
모두 이 나무 때문이니,
오월에도 가을 매미 소리
들릴 때처럼 시원했네.
동남쪽에서 회오리바람이
땅을 흔들며 불어오더니,
강물 뒤집고 돌이 날고
구름 마구 흩어졌네.
남목 줄기 우레와 비 피하며
힘껏 맞서는 듯하였지만,
뿌리가 샘물 솟는 땅 속에서
꺾였으니 이 어찌 하늘의 뜻이리오?
푸른 물결과 늙은 나무는
천성적으로 좋아하는 바이니,
물가에서 잎 무성한 채
푸른 수레 덮개처럼 서 있었네.
시골 사람들 눈 서리 피해
자주 그 아래 머물렀고,
나그네는 발걸음 멈추고
스치는 바람 소리 들었다네.
지금은 넘어진 호랑이 엎어진
용처럼 가시나무 잡목 사이에
누웠으니,
피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적시고 있네.
내가 시를 새로 짓더라도
어디에서 읊어야 하나?
초당은 이로부터
볼품없게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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