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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노트,독서HAZA365>/독서노트-2016년

책속글귀- 지식의 통섭 中(by 주부독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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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정민 교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 따르면
정약용은 이미 그 시절에 나름대로 통섭적인 연구 방법을 터득하여
활용한 탁월한 학자였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지식의 총량이 너무나방대해져서
한 개인이 여러 분야를 섭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래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전문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좁고 깊게 파고드는 전략이다.
그런데 전문화, 즉 좁고 깊게 파는 일은 왜 이리도 힘이 드는 것일까?
 
최근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 선생님이 들려준 우리 옛말이 있다.
바로 "우물을 깊게 파려면 우선 넓게 파라"는 말이다.
지금은 김치냉장고가 있어 그럴 필요가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김장을 하고 나면 김칫독을 땅에 묻어야 했다.
그때 김칫독을 묻기 위해 땅을 팔 때 정확하게 김칫독의 지름보다는
사뭇 넉넉하게 파기 시작한다. 학문도 깊이 파려면 우선 넓게 파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가 축적해놓은 지식은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넓게 파기 시작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여럿이 함께 넓게 파기 시작하면 훨씬 더 깊게 팔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통섭을 해야 하는 무식하리만치 단순한 이유다.
(.....)
 
통합은 "모두 합쳐서 하나로 모음 또는 둘 이상의 것을 하나로 모아서
다스림"이라는 뜻으로 통일(統一, unification) 또는 응집(凝集,, cohesion)의 의미를 지닌다.
대학에서 서로 다른 학과들이 하나의 학과로 묶이는 과정이나
우리나라 정당들이 이합집산 하는 과정을 통합이라고 보는 데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융합은 "녹아서 또는 녹여서 하나로 합침"이라는 뜻으로
핵. 세포. 조직 등이 합쳐지는 과정을 묘사할 때 흔히 쓰인다.
영어로는 syncretism, convergence, fusion등의 의미에 가깝다.
서울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에 모였던 학자들은
통섭을 "서로 다른 요소 또는 이론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단위로 거듭남"의 과정으로
전의할 것에 합의를 보았다.

융합이 여러 재료들이 혼합되어 있는 '비빔밥'이라면

통섭은 그 재료들이 발효 과정을 거쳐 전혀 새로운 맛이 창출되는 '김치'나 '장'에 비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통섭은 단순한 병렬적 수준의 통합이나 융합을 넘어 새로운 이론 체계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출처: 지식의 통섭 -최재천,주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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