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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독서노트-2018년

하마터면 남들처럼 살 뻔했다 -송혜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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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조선일보 기자이다. 사실 송혜진 기자와 일면식이 있다. <일일일책> 출간 후 조선일보 주말 섹션 와이 why 인터뷰 때 만났다. 그때 송혜진 기자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물론 내 인생의 인터뷰란 것이 처음이라 특별한 점도 있었겠지만 남다른 첫인상이었다. 지적인 면과 세련미를 기대했던 나의 상상은 대면식과 함께 부서졌다. 현장으로 바로 뛰어갈 것 같은 진취적인 성향은 복장과도 닮아있었고, 상황 판단력과 대처능력 또한 뒤어났다. 인터뷰는 처음이었지만 질문법이 좋았고 경청능력 또한 뛰어났다. 기사가 나간 후 글쓰기 능력에 다시 한번 놀란 터였다.

며칠 전 송혜진 기자의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책 출간 소식이었다. 내 일처럼 기뻤다. 책 출간과 인연으로 만났기에 출간 소식에 더욱 축하해 주고 싶었다. 고맙게도 책 선물까지 보내주셨다.

 

 

 <일일일책> 인터뷰 내내 적극적인 일처리 능력을 보여주며 프로의 모습을 보여준 터라 책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어떤 내용일까?
책을 받아보고 살짝 들춰보니 역시 와이 팀으로 일하면서 2년 반 동안 100명가량의 인물을 만났고 그중 23인의 이야기를 추려서 책으로 출간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힌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전하며 감응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차례는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혼자만의 성공은 싫다.(4명)
이나가키 에미코,김형수,블레이크 마이코스키,파스칼 뮈사르

2장 핑계 따윈 필요 없다.(6명)
문승지,토머스 클레멘트,피에르 상 보이에,송진국,유나 양,조아킴 손 포르제,

3장 돈만 벌려고 일하지 않는다.(7명)
롤프 시퍼런스,에릭 듀크르노,임대혁(임선,임영진,김미진),디에고 델라 발레,레이놀드 가이거,필립 도르나노,크리스 브로너,

4장 손익만 따지는 계산기를 버려라.(6명)
최시영,우영미,이승우,정웅,문광자,강이연



저자는 책 속의 인물에 대해 말한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세상이 말하는 성공 사례와는 많이 어긋난다. 굳이 남이 정해놓은 뻔한 트랙을 돌면서 앞서나가겠다고 기쓰지 않았고 돈을 더 많이 벌겠다고 버둥거리지도 않았다. 눈앞의 이익이 빤히 보여도 필요할 땐 과감히 포기했다. 그래서 돋보였고 남다른 오늘을 손에 넣었다. 말이 쉽지 실천은 어려운 법이다. 그렇지만 그래서 더 마음을 울린다."


​​​책 속 인물을 솎아낼 때 한 가지 원칙만 생각했다고 한다.'내 아이가 훗날 닮았으면 하는 모습을 지닌 사람인가.'라는 기준이었다.  저자 역시 남들처럼 살려고 애쓰다가 넘어졌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자신의 반성이 투영된 제목<하마터면 남들처럼 살 뻔했다>로 정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분명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전한다.


각 장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다. 악조건을 자산으로 만든 사람들, 회사란 무엇인가, 확신의 기적이란 의 소제목이 달려있다. 삶의 지침이 될 사람책을 만난 기분이다. 인생의 지침이 될만한 내용을 만난다. 우리는 사람을 직접 만나기 힘들어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한다. 저자는 발로 뛰며 직접 사람을 만나면서 현장감과 함께 삶의 지혜와 성찰을 했을 것이다. 그 느낌을 혼자만 간직하기 아까워  책으로 엮었다. 독자들에게도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울림의 기회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찬찬히 생각해봤는데, 여전히 저의 10년 후가 어떨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걸로 됐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뭔가'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났거든요. 그저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기왕이면 더 가볍게, 더 자유롭게 주위 사람들을 도우며 살다 가고 싶어요.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죽을 때까지 제 몫의 인생을 살아낼 거예요.'-이나가키 에미코



"나란히 사는 거죠" -김형수



"돈을 벌고, 남을 돕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고, 많이 웃는 것이죠."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무모한 꿈, 답이 없는 꿈, 남들이 한심하다고 손가락질하는 꿈, 그래도 그 꿈이 있었기에 40년을 일할 수 있었겠죠. 답 안 나오는 수학 문제를 그래도 풀 수 있는 이유는, 아직 담이 숨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저는 그래서 지금껏 일했고 지금도 일하고 있어요. 내일도 일할 테고요." -파스칼 뮈사르

 

 

 


"이곳, 제주 낡은 초가집이요. 벽마다 신문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그 할머니 집. 이곳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사하게 고쳐 할머니, 엄마, 아빠와 다 같이 어울려 살고 싶어요. 할머니, 엄마, 아빠가 그곳에서 부르고 싶은 사람들 다 부르고 음식 실컷 나눠 먹고 하고 싶은 이야기 맘껏 하면서 다 같이 살 수 있는 집을 만들고 싶어요. 스무 살 땐 그토록 그곳을 도망치고 싶었지만, 결국 지금의 나를 낳고 키워준 그 제주 한림 바다와 내 가족, 그들과 얽히고설켜 살아가겠다는 얘기예요. 이젠 알겠어요. 그게 바로 제 플랜A이라는 걸, 그리고 저는 그날을 이해 지금 이 순간도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문승지

 

 

 

 


"그 후로 저는 결심했어요. 인생에서 다시는 바보처럼 파티를 놓치며 살지 않겠다고요. 남을 돕고 사는 것도 그래요. 그건 곧 인생이라는 파티에서 케이크 위 촛불처럼 반짝이는 순간이죠. 내 돈과 재산이 없어질까 걱정하면서 그 파티를 즐기지 못하는 바보 같은 짓은 안 할 겁니다."  -토머스 클레멘트





"가지가 더 자라난 모양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또 다른 꽃이 한 송이가 더 피어난 모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한국이라는 토야에서 생겨 프랑스에 옮겨 심어진 나무와도 같은 존재니까요. 그 나무의 가지가 더 길게 길게 자란다면 언젠간 다시 한국이라는 땅에 또 닿고 거기에 씨가 떨어져 또 다른 싹을 틔울지도 모르겠어요. 나라는 나무는 그래서 더 크고 싶고 더 자라고 싶고요. 더 넓게 가지를 뻗어 더 큰 그늘을 드리우고 싶습니다."-피에르 상 보이에




"지난 21년간 나는 이 좌우명(좋은 시민이 돼라)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써왔어요. 가진 것 하나 없었지만 마음속 이 좌우명 덕에 지금껏 살 수 있었죠. 사실 지키기 대단히 어려운 말일지도 몰라요. 지금껏 잘 지내다가도 한번 큰 실수나 잘못을 하면 깨지는 말이니까요. 영웅은 반짝 한번 대단한 일을 해내면 되지만, 좋은 시민이 되려면 꾸준히 죽는 날가지 성실하게 살아야 해요. 영웅보다 좋은 시민이 되는 게 여려 운 거죠. 근데 그래서 더 해보고 싶어요. 좋은 시민이 돼서 좋은 회사를 운영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다가 죽고 싶어요. 어렵지만 사람이 태어나 한 번쯤은 꿈꿔볼 만한 일 아녜요? 그렇죠?" -송국진

 

 

 



"그냥 열심히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들에게 믿음을 주면 인맥이 생겨요. 공방에서 재봉틀 돌리는 아저씨에게 월급 제때 줬고, 원단과 각종 재료를 납품하는 이들에게 꼬박꼬박 성실하게 돈 밀리지 않고 줬어요. 쇼에 찾아오는 기자들에게는 진심을 다해 인사하고 설명했어요. 파티 안 다녀도, 결국 그들이 절 기억하고 다시 찾아왔어요. 그들이 제게 또 다른 누군가를 소개시켜줬어요. 물론 시간이 걸리는 일이죠. 하지만 갑자기 얻은 모래성 같은 인맥보단 이게 진짜예요. 어차피 진짜가 아니면 소용없는 것 아녜요?" -유나 양

 

 

 


"사랑이죠. 그것 외엔 답이 없습니다."  ​​-조아킴 손 포르제




"회사를 왜 만드는가, 회사를 왜 운영하는가, 회사는 또한 무엇을 바라보고 일하는가를 생각하는 기업과 아닌 기업은 결국 길게 봤을  때 다른 결과물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롤프 시퍼런스

 

 

 

 


"언젠간 되겠지요. 지구도, 우리도... 우리는 그저 그걸 믿고 가는 거예요." -에릭 듀크르노



"그거 아세요? 저희 아빠는 저금을 절대 못하게 하세요. 보험도 들지 말라고 하세요. 왜 그런 줄 아세요? 사람이 언제 어떻게 줄을 줄 알고 그런 걸 하느냐는 거예요. 그저 열심히 일하고 벌어서 쓰고, 남는 건 다 어려운 사람들 주고, 그러고 저세상 가면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제게 대학 가라는 얘기를 한 번도 안 하셨어요. '대학 입학증 들고 오는 날 죽을지도 몰라'라면서요."-임선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고 느끼는 것, 땀 흘려 무언가를 만드는 것,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는 것,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 그런 것이 인간 본연의 언어 아닌가요? 이 진자 언어를 놓치는 기업이 과연 오래갈 수 있을가요?"-디에고 델라발레




"모험하는 재미없이 사업할 수 있나요? 이들이 마음껏 실패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도 제 역할이죠. 저는 리스크가 없으면 불행해지는 성격이기도 합니다. 스키 선수 출신이어서 그럴지도 모르죠. 늘 리스크를 추구해요. 스키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내리막길을 마구 내달리지 않으면 더 높이 점핑하면서 날아오를 수가 없어요. 뛰어오를 수 없어요. 새로워질 수 없어요. 변화할 수 없는 거죠." -레이놀드 가이거

 

 




"전 세계 어느 시슬리 지사를 가도 대체로 이런 분위기예요. 저는 투명성을 사랑합니다. 회사는 결국 팀워크니까요. 아무리 우리 회사가 가족 기업이라지만, 4000명의 직원과 사이가 나빴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겠죠. 서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해요. 그 과정을 통해 최선을 찾아나갈 수 있으니까요. 서로 대화할 수 없다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다면, 어쩌면 그것은 아미 회사가 아닐지도 모르죠." -필립 도르나노



"작심삼일이면 어때요? 또다시 결심하면 되죠! 작심삼일을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그게 결국 또 다른 신념이 되는 건데요.!" -크리스 브로너




"생각해보세요. 이곳은 사랑하는 사람이 묻힌 곳 아닙니까. 이보다 아름다운 쉼터가 있겠어요? 그렇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을 안 하죠. 나도 그랬어요. 원래 부모님 유골을 안성에 모셨는데, 거긴 몇 해를 가도 낯설었어요. 갈 때마다 '자주 못 와서 죄송해요' 중얼거리고 얼른 나왔죠. 오래 있기가 쉽지 않았아요. 그 근처 밥집조차 들러본 적이 없어요. 차갑고 무섭고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지는 곳이었으니까요. 여긴 정반대죠. 아기자기해요. 꽃과 나무가 있고 호수가 있죠. 아이들 풀어놓고 산책하기도 좋고, 볕 좋은 날 머물러 있어도 괜찮죠. 내 사랑하는 이가 묻힌 곳에서 나도 쉬다 가는 겁니다." -최시영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어쩌다 여기까지 오기도 하더라고요. 돌아보면 불가능한 길 같긴 했는데 별것 없었어요. 그냥 일했고 그냥 버텼던 거죠. 그래서인지 성과가 보일 때마다 흥분되기보단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 나 도 부딪힐 일이 생겼구나. 더 깎이고 넘어질 일이 생겼구나.' 한 계단 넘겼으면 그건 또 다른 계단이 앞에 있을 거라는 얘기니까요." -우영미

 

 

 


"이 고물상 기사분들이 '중고나라 덕분에 살 만해졌다'고 하시는 말 들으면 기분 참 좋죠. 중고나라는 사실 이렇게 내 낡은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보물이 된다는, 이른바 '자원의 선순환' 개념을 내세운 커뮤니티였어요. 주마 서비스는 바로 이 자원의 선순환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서비스였고요.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이 서비스를 하면서 함께 일하는 분들 형편이 나아지는 효과까지 보게 됐네요. 이젠 이런 서비스를 아예 베트남과 같은 외국에까지 확대하고 싶어요.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에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함께 잘 살아봐야죠." -이승우

 

 




"소화가 잘 된다는 건 매일 먹어도 괜찮다는 뜻이거든요. 제 빵이 단맛이나 풍미에 현혹되지 않고 먹는 진짜 주식, 진짜 음식이 됐다는 뜻일 테고요. 저는 여전히 손님이 줄 서는 가게, 뜨는 가게를 운영하고 싶진 않아요. 그저 한결같은 빵, 질리지 않는 빵을 파는 가게를 하고 싶을 분이죠." -정웅

 



"대책 없는 50년이었어요. 그저 좋아서, 그저 행복해서, 숫자 같은 건 맞춰볼 생각조차 안 하고 달려온 50년이었고요. 하지만 돌아보면 그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책 없고 무모하고 순수해서. 사랑에 바진 것처럼 그렇게 만들기만 해서. 다시 돌아간다 해도 나는 똑같이 살 것 같아요. 말했잖아요. 처음부터 나는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배를 탄 거였다고요."-문광자

 

 


 


 "저는 평면에 그림을 쏘는데 어떤 공간과 만나면 3D나 4D처럼 보이거든요. 평번이 평면이 아닌 거죠. 실제 사람이나 사물을 영상으로 찍어서 벽에 쏴도 환상처럼 보여요. 실제와 환상의 경계가 모호한 거죠. 세상일이 다 그렇지 않은가요. 좌우도, 위아래도, 참과 거짓도, 어느 한쪽만이 답이고 저쪽은 아니고 그럴 수가 없는 거죠. 저는 제 작업을 통해 세상이 그렇게 납작하지 않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덤으로 주어진 인생을 살게 된 사람이 하는 말이겠죠. 제 인생도 제 작업도 그러니 이제부터 시작인 거예요."  -강이연



하마터면 남들처럼 살 뻔했다  -송혜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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