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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일책]

교원그룹 인터뷰- 2018년 3월 사보. <<일일일책>> 장인옥 작가 ,주부독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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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에게 말하다

《일일일책》 장인옥 작가

장인옥 작가는 평범한 주부였다. 어느 날, 남편이 실직하고 재기에 실패했다. 말을 잃고 집에 눌러 앉은 남편 대신 닥치는 대로 일했다. 간절히 변화를 원했지만, 여행도 쇼핑도 사치였다. 그래서 독서를 시작했다. 책을 읽고 실천하니 남편도 아이도 생활도 변했지만 가장 많이 변한 건 자신이었다. 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2천 여 권의 책을 읽은 내공으로 《일일일책》을 출판했다. 장인옥 작가는 여전히 건축자재회사의 회사원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주부독서연구소의 대표로 독서를 전파하며,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의 패널로 출연해 독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중이다.

글 _ 배나영 / 사진 _ 장서우

1년 365권, 6년 2000권
1일 1책 독서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변화를 간절히 꿈꾸던 절망적인 시간
남편은 실직하고 집에 들어앉았다. 손을 대는 일마다 실패를 거듭하던 남편은 어느덧 말을 잃었다. 평범한 아내로, 주부로 살던 장인옥은 아이 분유값이라도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다. 앉을 짬도 없이 하루종일 마트와 백화점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남편은 아침에 앉아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쌓여있는 설거지와 어질러진 집안 꼴에 화가 치밀었다. 저렇게 놀고 있는 남편한테 내가 왜 밥을 차려줘야 하나 원망스러웠다. 참다못해 이만 헤어지자고 했다. 남편은 의외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자신은 걸인이나 노숙자로 살다 그냥 죽으면 된다고 했다. 남편의 눈에는 아무런 삶의 의욕이 보이지 않았다.

“너무 무서웠어요. 내가 여기서 이 사람의 손을 놓으면 큰일이 날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제 마음을 다잡았어요. 하지만 하루라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죠.”

매일같이 화가 북받쳤다. 남들은 다 즐겁게 사는 것 같은데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일까 싶었다. 언젠가는 남편도 기운을 차리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로 10년을 버텼다. 하지만 생활은 변하지 않았다. 표출하지 못하고 꾹꾹 쌓아두었던 화가 점점 쌓여갔다. 마음의 병은 위장장애와 원형탈모로 이어졌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독서 외엔 선택지가 없어서
변화를 위해 책 읽기를 선택한 이유와 계기는 무엇인가요?? _ 체험학습팀 이윤지 사원
“책을 1년에 한 권도 읽지 않고 살았어요.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에 뜬 책 광고를 보게 되었죠.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 내가 내 삶을 리드하지 않아서 이렇게 끌려다니는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당시에는 제게 만 원도 큰돈이었는데 길게 고민하지 않고 책을 구입해 읽었어요. 그리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지요.”

책을 읽고 나니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읽지 않아서 이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다고 삶이 변할지 알 수는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손해 볼 것이 없으니 무작정 읽기 시작했다.

“형편이 어려우니 쇼핑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었죠. 그런데 의지만 있으면 책은 읽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신기하게도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일요일이면 방구석에 처박혀 하루종일 책을 읽어도 지루한 줄을 몰랐다. 남편이 밉고 인생이 원망스럽다가도 책 속에서 만나는 지혜로운 말들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고, 출퇴근 시간에 차 안에서도 읽었다. 차 안에서 책을 읽으면서 멀미도 많이 했지만 두통약을 먹어가며 읽기를 계속했다. 두통은 차츰 가라앉고, 어디서든 책 읽는 데 익숙해졌다.

책을 읽기 위해 생활을 단순화했다. 집과 직장을 오가는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을 독서에 할애했다. 친구와의 만남이나 TV 시청도 모두 그만두었다. 퇴근 후에는 집안일을 하고 아이의 저녁을 차려야 하니 도서관에서 느긋하게 머물 시간도 없었다. 추천 도서의 목록을 수첩에 적고, 도서관 사이트에 들어가 미리 청구번호를 적어두었다. 일주일에 한 번 퇴근길에 도서관에 들러 대출이 가능한 책부터 빌려보았다. 한 번에 보통 9권의 책을 빌렸다.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널뛰던 마음이 잔잔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 지쳐 독서마저 힘이 들 때는 도서관에 가서 다른 사람들이 책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들여다보거나 일부러 시장에 나가 열심히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책이 이끌어낸 자신의 변화, 가정의 변화
“책을 읽는다고 남편이 바뀔지, 우리 가정에 변화가 일어날지 모든 게 불투명했지요. 하지만 어차피 바닥이니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었어요.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1년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었다. 읽기만 한 건 아니었다. 책에서 권하는 대로 하나씩 실천해 나갔다.

“예를 들면, 지그 지글러의 《연애하는 부부》라는 책이 있어요. 책 내용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에요.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서로 눈을 맞추고, 하루에 5분을 대화하라는 내용이죠. 책을 읽고 ‘누가 그걸 모르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실생활에 적용했어요. 그 순간부터 변화가 시작되었죠.”

 



책을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끊임 없이 메모하는 습관이 다수의 독서 노트를 만들었다.


정리정돈이 인생을 바꾼다는 책을 읽으면 밤새 옷장을 정리했고, 욕실 청소가 중요하다는 문장을 읽으면 욕실을 반짝반짝하게 닦았다. 10년 동안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투명인간처럼 지내던 남편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그러길 1년, 남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붙박이장처럼 앉아 있던 남편이 제가 책을 읽은 지 1년 만에 움직였어요. 어느 날 택배 일을 시작하더군요. 이제는 하루도 결근하지 않고 새벽 6시만 되면 일어나서 출근해요. 삶의 의욕이 다시 살아났어요.”

책을 읽는 일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남편이 돌아왔고, 가정이 평화로워졌다.

“사실 남편이 변한 게 아니에요. 제 마음이 변한 거죠. 책을 읽으면서 제 마음이 변하니까 남편을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 되더라고요. 제 진심을 느낀 남편이 마음을 열고, 변화를 시도한 거죠.”


진정한 독서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_ 도서개발2팀 임소연 사원
장인옥 작가는 책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자기계발서 · 인문고전 · 경영서 · 문학 등 다양한 책을 가리지 않고 읽는다.

“저에겐 자기계발서가 하루를 살아가는 비타민 같았지요. 자기계발서뿐만 아니라 모든 책들이 저에게는 도움이 되었어요. 단 한 줄, 단 한 구절이라도 제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으면 성공적인 독서라고 생각해요.”

힘든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힘든 시기를 겪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지선아 사랑해》 · 《닉 부이치치의 허그》 · 《내 나이가 어때서》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위로받았다.




장인옥 작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는다.



장인옥 작가는 자신의 삶에 닥친 고민을 들여다보고 관련된 책을 읽으라고 권했다. 육아가 힘들면 육아 책을 열 권쯤 읽어본다던가, 부부 사이에 개선이 필요하면 부부관계 전문가들이 쓴 책들을 몇 권 읽어보라는 식이다. 책에는 자신의 삶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열쇠가 숨겨져 있다.

“처음에는 독서 습관을 잡기 위해서, 단기간에 생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1년에 365권이라는 정확한 목표를 세웠지만, 이제는 권수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읽어요. 지금은 독서가 제 삶의 일부에요. 저는 평생 읽을 거예요. 독서가 너무나 좋으니까요.”

장인옥 작가는 모든 것이 책의 힘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남편의 기를 살리고, 가정이 변화하고, 책을 써서 작가로 인정받는 모든 일이 책의 힘이란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진정한 독서의 힘은 그저 읽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고 꾸준하게 읽은 내용을 실천하는 데서 온다. 그건 장인옥 작가의 힘이다.

 

http://webzine.kyowon.co.kr/magazine/subview.asp?code2=8&dp1=3&dp2=8&n=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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